'진흙탕' 미국 대선…바이든 子 '19금 영상' 담긴 노트북 파장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10.17 09:00
수정 2020.10.17 01:36

FBI, 바이든 아들 '사생활 유출' 조사 나서

뉴욕포스트, 바이든 아들 '노트북 하드' 확보 주장

이메일 폭로…바이든·우크라이나 유착 의혹 제기

바이든 측, 의혹에 선 긋고 노트북 하드는 함구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아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노트북'이 미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16일(현지시각) 미 NBC 방송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바이든 후보의 둘째 아들인 헌터 바이든(50·이하 헌터)의 사생활 자료가 대거 유출된 것과 관련해 외국 정보기관의 연루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 뉴욕포스트는 헌터 소유로 추정되는 노트북 하드디스크 복사본을 입수했다며, 헌터가 마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성행위를 하는 12분짜리 영상을 확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뉴욕포스트는 하드디스크 복사본에 헌터가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회사인 '부리스마' 관계자를 아버지인 바이든 후보(당시 부통령)에게 소개한 정황이 담긴 이메일이 있었다고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리스마 이사회 자문인 바딤 포자스키는 지난 2015년 4월 17일 헌터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나를 워싱턴에 초대하고, 당신의 아버지를 만나 잠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다만 뉴욕포스트는 해당 이메일 내용이 "이미 일어난 미팅을 묘사한 것인지, 아니면 미래에 일어날 미팅을 묘사한 것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며 여지를 남겼다.


변호사 출신인 헌터는 지난 2014년 4월 부리스마 이사로 뽑혀 매월 5만달러(약 6000만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바이든 후보는 부통령 시절인 지난 2016년, 부리스마가 우크라이나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자 당시 검찰총장을 해임하도록 우크라이나 정부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바이든 후보가 '미국의 대출보증 철회'를 거론하며 검찰총장 해임을 압박했다고 주장해왔다. 바이든 후보 측은 부리스마 사건과 관련해 헌터와 논의한 일이 없다며. 당시 검찰총장이 부패한 인물이라 해임된 것이라고 반박해왔다.


뉴욕포스트가 향후 하드디스크에 담긴 내용을 조금씩 보도하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미 대선은 '시계제로'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바 있어 역풍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다만 하드디스크 복사본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측이 확보해 언론사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져 유출 배경에 대한 의구심을 거둘 수 없는 상황이다.


하드디스크 원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FBI 역시 이메일 내용의 사실 여부보다 출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와 같은 적성국이 헌터의 사생활 자료 등을 바탕으로 바이든 후보에게 불리한 상황을 기획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줄리아니 측에 하드디스크 복사본을 제공한 노트북 수리기사는 수리를 맡긴 사람이 헌터였는지는 명확지 않다고 밝혔으며, 맡긴 노트북을 되찾아가지도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다만 노트북 겉면엔 '보 바이든 재단'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보 바이든은 바이든 후보의 첫째 아들로 뇌종양 투병 끝에 지난 2015년 숨졌다.


일각에선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로 재미를 본 트럼프 캠프 측이 '막판 뒤집기'를 위해 '네거티브 공세'를 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은 장관 재임 당시 개인 이메일을 활용해 공직을 수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대선을 치르는 내내 공세에 시달린 바 있다. 당시 개인 이메일을 통해 주고받은 자료엔 상당수 국가 기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캠프 측은 이번 논란에 선을 그으면서도 '의문의 노트북'에 대해선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바이든 캠프의 앤드류 베이츠 대변인은 성명에서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미국의 공식 정책을 따랐고 어떤 범법 행위에도 가담하지 않았다"며 "뉴욕포스트는 기사 핵심 요소와 관련해 바이든 캠프에 전혀 문의하지 않았다. 뉴욕포스트는 러시아 연계 의혹을 받는 줄리아니 전 시장이 왜 이런 자료를 소지하고 있었는지 전혀 의심해보지 않은 듯하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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