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코로나에 M&A까지"…다시 뛸 준비하는 폐기물株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0.08.25 05:00
수정 2020.08.24 17:09

'바비' 접근에 제넨바이오 30% 쑥…와이엔텍·인선이엔티도 3%, 8%↑

코로나 폐기물로 관련주 연초 이후 60~100% 폭증…M&A도 3건 성사

폐기물 업체 관련주가 재차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반도를 향해 접근 중인 제8호 태풍 '바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폐기물 처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추후 성장성이 뚜렷한 폐기물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시장에서 제넨바이오는 1165원(29.99%) 오른 50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공감이앤티를 인수한 이후 폐기물처리업을 영위하고 있다. 같은 날 와이엔텍은 500원(3.73%) 오른 1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는 1990년 설립돼 광주·전남지역에서 산업폐기물 처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또 건설폐기물 수집·운반 및 중간 처리업을 영위하는 인선이엔티(7.98%)와 일반폐기물 처리업체인 KG ETS(6.16%) 등도 상승세를 탔다. 이외에 자회사 TSK코퍼레이션을 통해 폐기물·수처리사업에 진출한 태영건설(3.42%)과 폐기물처리 업체 인선이엔티를 매입한 아이에스동서(1.70%)도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폐기물 관련주가 상승세를 탄 이유는 제8호 태풍 '바비' 때문이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26일 밤 서해 남부 해상으로 이동한 뒤 27일 오전 서해 중부 해상에 북상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태풍은 중심기압 990hPa, 강풍 반경 약 240km, 태풍 중심의 최대 풍속은 시속 86km의 대형태풍이다.


실제로 지난 5일 제4호 태풍 '하구핏'이 국내를 강타한데다 장마가 역대 최장기간으로 이어지면서 폐기물주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올해 장마는 6월 10일 제주에서 시작돼 중부지방에서 8월 16일 끝났다. 이 기간 동안 와이엔텍은 연중 최고점인 1만4450원(8월 12일)까지 올랐다. 인선이엔티(1만750원·8월 11일)와 KG ETS(4835원·11일) 등도 이때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태풍, 장마 등 지속된 악재로 폐기물 중간처리업의 안정적 영업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매립 사업이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하며 관련 업체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폐기물 기업들의 진입 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기존 업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폐기물주는 장마 이후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제넨바이오와 와이엔텍은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인선이엔티도 18일 1만원선을 내주며 소폭 조정장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차 불거지며 폐기물 관련 업체가 다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 22일 코로나19 악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이미 지난 7월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확산되자 전년 동기 6716톤 대비 56.5% 증가한 1만톤의 생활폐기물이 국내에서 발생했다.


이 영향으로 제넨바이오는 올해 연초 대비 지난 21일 마감가(3885원) 기준 102.3%나 급등했다. 태영건설(61.7%)과 와이엔텍(28.8%) 등도 연초 대비 크게 상승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거리두기 강화가 폐기물업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로 생활쓰레기 배출량은 크게 증가한 데 반해, 폐기물 수출·입이 금지돼 국내에서 처리해야 하는 양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국내 처리 폐기물의 양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지난해 17조원인 폐기물 시장규모가 오는 2025년에 24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 같은 성장성은 대기업의 폐기물 업체 M&A로 이어졌다. 지난 20일 SK건설은 폐기물업체인 EMC홀딩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거래 가격은 1조원 안팎이다.


지난 6월 아이에스동서가 약 5000억원에 폐기물 업체 코엔텍을 인수했고, 국내 의료폐기물 업체인 ESG그룹을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9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올해에만 무려 2조4000억원에 달하는 폐기물 업체 M&A가 일어난 것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폐기물 중간처리 및 최종처리 업체는 가장 높은 수준의 시설과 자본이 필요한데 이를 맞출 수 있는 사업체가 없어 그 수가 매우 적은 편"이라며 "하지만 최근 폐기물 처리양의 증가와 함께 환경 규제 등의 이슈로 기술 투자가 이뤄지면서 업체 간 활발한 M&A를 통해 점차 대형화 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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