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권 향해 "국민·의료진 이간질 이적행위 중단하라"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0.08.24 10:02
수정 2020.08.24 10:11

"전투가 한창인데 장수 등 뒤에 짱돌 던지는 격

권익위까지 나서 의사·국민 편가르기 여론조사

국민 갈라치기·집단괴롭힘의 정치 반복할꺼냐"

의료계를 향해서도 파업만은 피해달라고 호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코로나 재확산 위기 와중에 '의사 파업 사태'를 사실상 방조하고 있는 현 정권의 행태를 "전투가 한창인데 장수 등 뒤에서 짱돌 던지는 격" "이적행위"라고 강도높게 비판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해임을 압박했다.


의사 출신으로 지난 3월 대구에서 방호복으로 땀에 흠뻑 젖은 채 코로나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는 안 대표는 파업 직전에 놓인 의사들을 향해서도 "의사 동료 여러분"이라고 부르며, 파국을 맞을 수 있는 파업만은 피해달라고 호소했다.


안철수 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정권을 향해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방호복을 입고 바이러스와 싸울 수 없다면, 상황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의료진 자극 발언은 꺼내지 말라"며 "싸우고 있는 전사들의 사기를 꺾고 국민과 의료진을 이간질시키는 이적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박능후 장관은 지난 19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과 만나 '의사 파업 사태'를 회피할 길을 모색했지만 2시간여에 걸친 회동은 결렬됐다. 의협은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철회한 뒤 보건의료발전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재논의하자고 했지만, 복지부는 정책 내용의 수정·보완은 가능하지만 철회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와 관련, 안 대표는 "10년 이상이 지나야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정책을 꼭 지금, 이 시점에 밀어붙이는 게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냐"라며 "전투가 한창인 상황에서 장수들 등 뒤에 짱돌을 던지는 게 아니냐"라고 질타했다.


이날 최고위에서 안철수 대표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권익위원회가 홈페이지에서 오는 25일까지 '의사 파업 사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점도 문제삼았다.


권익위는 설문조사 중 응답자의 직업란을 △의대생 △전공의 △개업의 △대학병원 관계자 △일반 국민의 다섯 가지로 구성했는데, 이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의료계와 일반 국민의 의견이 갈리는 것처럼 해석하는 것을 염두에 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를 가리켜 안 대표는 "국민권익위까지 나서서 의사와 국민을 편가르는 여론조사를 한다. 일부 지지자들은 선동을 통해 의료진을 밥그릇 싸움이나 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느라 여념이 없다"며 "국민을 갈라치기해서 소수를 적으로 만들고 집단괴롭힘을 하는 짓을 언제까지 반복할 생각이냐"라고 물었다.


코로나 위기가 반 년을 넘어가는 가운데, 안철수 대표는 보건 전문가가 아닌 사회복지 전문가로 '사령탑'을 차지하고 있는 박능후 장관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점도 시사했다.


안 대표는 "복지부 장관은 문제를 풀 의지도 능력도 없어보인다. 보건당국의 고압적 태도는 마치 부동산 실패를 다른 이슈로 돌려보라는 특별 임무를 부여받은 조직처럼 보인다"라며 "대통령은 장관을 좀 제대로 쓰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안철수 대표는 의료계를 향해서도 코로나 재확산 위기 상황에서 파업만은 안된다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을 호소했다.


안철수 대표는 "전공의의 열악한 근무환경, 무슨 일만 생기면 의료진의 잘못으로 몰아붙이는 행태, 봉합용 수술실 하나 마음껏 못 쓰는 비상식적 수가체계의 부당함은 나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잘못해도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우리는 생명을 살려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부가 비이성적으로 나온다면 전문가인 의사들이라도 좀 더 합리적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푸는 게 바람직하다"며 "의사 동료 여러분들의 헌신적이고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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