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초비상②] 코로나 확산에 높아지는 소비자 불안감…“개인위생·방역 총력”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0.05.29 05:01
수정 2020.05.29 07:47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까지 물류센터발 확진자 ‘급증’

맘카페·커뮤니티선 괴담 늘어…택배 거부 현상으로 직결될까 전전긍긍

기업들 방역관리 강화에 총력…“소비자 불안 여전한 변수”

정부, 혼란 잠재우기 나서…“택배 통한 감염 확산 매우 낮아”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까지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불안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택배 상자를 통한 감염 우려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공포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발 코로나19 확진자에 이어, 28일 쿠팡 고양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쿠팡은 해당 물류센터 두 곳을 모두 폐쇄했다.


앞서 27일에는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물류센터를 폐쇄하자, 소비자를 둘러싼 혼란도 곱절로 불어나고 있다. 이달 들어 가장 빠른 속도로 확진자가 늘어남에 따라 N차 감염 우려까지 나온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에 확산을 거듭하고 있다. 이른바 ‘맘카페’나 소셜미디어(SNS)등을 중심으로 평소 애용하던 서비스에 불안을 호소하는 글이 실시간 게시판을 뒤덮고 있다.


각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택배 감염’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일각에서는 주문한 제품을 아예 취소하겠다는 소비자도 등장했고, 당분간 온라인 소비를 멈추겠다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


설상가상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에는 쿠팡 직원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을 써 붙여놓는 등 공포가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구매한 상품이 출고된 물류센터를 확인하는 방법이나 배송 물품을 현관 밖에서 소독하는 방법 등의 공유는 물론, 물류센터 근무환경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커머스 업계, 쿠팡·마켓컬리 전처 밟을까 ‘조마조마’…“방역에 집중”


이커머스 업계는 반전된 상황에 적잖이 당황한 모양새다. 그동안 물류회사들은 코로나19의 수혜업체로 손꼽혀 왔다. 외출을 꺼리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필요한 제품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언택트 소비가 확산되면서 승승장구했다.


실제로 감염증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난 2~3월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 주문은 급증했다. 코로나로 인해 주문량 폭주로 쿠팡의 새벽 배송이 지연됐고, 마켓컬리의 냉장 상품 주문은 조기 마감되는 등 품절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한 곳에 수천명이 모여 근무하는 업태 특성 상 감염자 한 명이 발생하면 추가 감염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여론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서비스를 기본으로 하는 업태의 경우 한 번의 이미지 실추에도 큰 타격을 입는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모두 안전과 빠른 배송으로 차별화에 성공해 인지도를 빠르게 높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로 인한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로 특수를 누리고 있던 이커머스를 비롯한 유통업계는 쿠팡·마켓컬리 사태 이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이태원발 코로나 집단 감염사태가 이커머스 업계로 번지면서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 배송 및 물류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롯데온(ON), 쓱닷컴, 11번가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아직 나오지 않은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은 지난 1월부터 실시해온 기본 방역 지침에 더해 물류센터 등 현장 수칙을 추가로 만드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 사태 이전에도 이들 업체는 ▲하루 수차례 물류센터 방역 작업 ▲전직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쿠팡 근무 이력이 있는 아르바이트생 근무를 배제하는 등 추가적인 대응에 나섰다.


일례로 마켓컬리는 또 쿠팡 확진자가 발생한 24일부터 지역을 불문하고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한 이력이 있는 아르바이트생의 근무와 물류센터 외부인 출입을 금지했다.


또 경기도 파주와 이천에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11번가는 쿠팡 직원 확진 사실이 알려진 이후 현장 근무 직원들을 대상으로 외부 식사 대신 도시락이나 구내식당을 이용하도록 했다. 또 손 소독제도 하루 4번 이상 필수적으로 사용하게 했고 외부 방문자 출입관리도 강화했다.


자체물류 센터를 갖고 있는 쓱닷컴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수도권에만 3곳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한 곳이라도 폐쇄될 경우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쓱닷컴은 온라인 스토어 ‘네오’ 물류센터의 외부 출입 통제는 물론 협력업체, 외부 방문자 등 입출입시 방문객 기록 및 체온 체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더불어 배송 차량 1일 1회 방역, 배송 기사 손소독제 및 마스크 지급에 더해 네오 내부 동선 곳곳에 열화상 카메라를 배치했다. 물류센터 출입구 외에도 작업장 곳곳에 열화상 감지기를 설치해 수시로 직원들의 체온을 확인한다.


◇정부, 혼란 잠재우기 나서…“택배 상자 통한 감염 확산 매우 낮아”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면서 방역 당국과 이커머스업계, 택배업계는 기본적으로 배송 물품을 통한 감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소비자 및 업계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그간 전문가들과 여러 평가를 통해 택배를 통한 감염 확산은 매우 낮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1총괄조정관은 이어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까지 택배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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