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한·일은 이웃나라...위안부 문제 위해서라도 교류해야"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입력 2020.05.26 00:10
수정 2020.05.26 05:49

정대협의 위안부 알리기 활동에 문제제기

"증오만 가르친다" 이어 "데모 방식 바꿔야"

미래지향적 관계 위한 '올바른 역사교육' 강조

정의기억연대의 기부금 유용 등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25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위안부 알리기 활동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재차 지적했다.


이날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 14세의 나이에 가미카제 특공대 부대로 끌려갔다고 입을 연 이용수 할머니는 "전기고문과 갖은 칼로 몸을 그어서 이렇게 죽여놨다", "군인이 머리채를 잡고 방으로 끌고 갔다", "군화발로 허리를 차서 엎어졌다" 등 당시 기억을 또렷하게 떠올렸다. 이 할머니는 "그때 당한 것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울분에 그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이 '이웃 나라'라고 표현하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한·일 양국 학생들이 서로 친하게 지내고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억울한 누명을 쓴 우리 위안부 할머니를 해결해줄 사람은 학생들"이라며 "양국의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조건적 반일(反日)이 아닌 올바른 역사 교육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의연의 수요집회에 대해서는 지난 7일 "(참여한) 학생들에게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 없애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도 "데모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지난 30년간 어어져 온 위안부 알리기 활동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로 보인다. 반일 민족주의에 기반한 정대협이 할머니들을 앞세워 후원금 모금 활동을 펼쳐왔지만, 정작 할머니들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배포된 자료에서도 이 할머니는 "오랜 세월 가까운 가족에게조차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했던 많은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한일 양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책임성을 갖고 조속히 같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한일 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한 구체적 교류 방안과 양국 국민 간 공동 행동 등 계획을 만들고 추진해야 한다"며 "한일 양국을 비롯한 세계 청소년들이 전쟁으로 평화와 인권이 유린됐던 역사를 바탕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고 체험할 수 있는 평화 인권 교육관 건립을 추진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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