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불어나는 'ESG'...투자 성과 개선 '뚜렷'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입력 2020.05.05 06:00
수정 2020.05.05 03:50

SRI 순자산액 3472억원으로 증가세, 한달 수익률도 12% 육박

증시 상승 주도한 IT 종목은 제외되며 ESG 성과 한계 부각돼

최근 국내에서도 ESG(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뚜렷해지면서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ESG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규모나 수익률 측면에서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최근 들어 투자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SRI펀드의 순자산액은 3472억원으로 점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설정액(3289억원)보다 웃도는 규모로 투자한 금액보다 90억원 넘게 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RI 펀드로는 지난 3개월 14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고 올 초 이후부터 자금유입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한달간 수익률로는 12.09%를 기록하며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SRI 펀드는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ESG 투자는 최근 글로벌 투자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자금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ESG 투자 자산규모는 2012년 13조2000억 달러에서 2018년 30조7000억 달러로 급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 주요 연기금은 SRI펀드를 통해 ESG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이후 국내주식 위탁 운용 유형 중 하나인 책임투자를 국내 주식 직접 운용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규모는 국내 주식위탁 운용 4조6000억원에 국내 주식 직접 운용 22조2000억원이 추가되며 총 26조8000억원 규모의 증가세를 보였다. 국민연금은 ESG 전담조직을 확대하고 ESG 평가지수 활용을 투자기준 및 주주활동 등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ESG 가운데 지배구조 측면에서 투자기회가 풍부하다"며 "국내의 경우 지배주주와 지배주주 일가를 통한 직접 지분율은 하향 안정세이지만 계열사를 통한 내부 지분율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국 ESG 지수는 낮은 IT 업종 비중으로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한 IT 종목이 ESG 등급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제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은 ESG평가등급이 하향조정되며 이미 ESG 리더스 지수에서 제외된 바 있다. 현재 국내 ESG지수에서 금융 업종 비중이 30%로 가장 높고 IT 업종은 12%에 불과하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ESG 리더스 지수의 구성의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신한금융그룹이 9.97%로 가장 높고, KB금융(9.70%), LG화학(8.60%), 삼성SDI(8.44%), LG생활건강(6.55%), 하나금융그룹(5.54%), SK(4.60%), SK이노베이션(4.01%), LG전자(3.8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포스코인터내셔널, BNK금융지주, KB금융, SK네트웍스, 신한지주, 풀무원 등이 통합등급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사회책임 경영 우수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 LG화학, 삼성SDI, LG생활건강, 현대모비스, 아모레퍼시픽, 삼성전기, SK이노베이션 등이 꼽혔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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