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트로트 열풍 선두주자 TV조선, 시트콤 인기도 부활시킬까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3.26 00:06
수정 2020.03.26 08:34

성동일 '어쩌다 가족', 29일 첫방

"가족 내세운 예능 드라마"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통해 트로프 열풍을 일으킨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방송가에서 한동안 주춤했던 시트콤을 꺼내들었다.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55분 방송되는 TV조선 예능 드라마 '어쩌다 가족'은 하숙집을 운영하는 성동일, 진희경 부부와 항공사에 근무하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하숙으로 연을 맺는 과정을 담는다. 연출은 2006년부터 이듬해까지 인기리에 방송한 '거침없이 하이킥'의 김창동 PD가 맡는다.


예능 드라마는 2017년 TV 조선이 방송한 '너의 등짝에 스매싱'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오랜만에 나온 시트콤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지만, 시청률은 0~1%대에 그쳤다.


지금은 인기가 시들하지만 1990년대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시트콤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SBS '아리랑'(1995~1996)·'순풍산부인과'(1998~2000), MBC '논스톱'(2000~2005)·'남자셋 여자셋'(1996~1999)·'안녕, 프란체스카'(2005~2006),·'김치지즈 스마일'(2007~2008)·'하이킥'(2006~2012) 시리즈, KBS '올드 미스 다이어리'(2004~2005) 등 인기 시트콤이 연이어 탄생하며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당시 시트콤은 신인들의 스타 등용문이었다. 송승헌, 송혜교, 조인성, 현빈, 한예슬, 장나라, 한효주, 박경림, 김수현 등이 시트콤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시트콤은 보기 힘들어졌다. 대부분 시트콤은 주 5일 방송인데다 촬영 일정이 빡빡했고 촬영 기간도 길었다. 제작비와 제작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방송사에선 부담스러웠다.


안방에서 멀어진 시트콤은 최근 SBS와 MBC 등 지상파 채널 유튜브 등에서 다시 소환되고 있다. 시청자들은 '하이킥' 시리즈와 '순풍 산부인과' 영상을 보면서 향수에 젖고 추억을 떠올린다.


이런 상황 속에서 TV 조선이 선보이는 '어쩌다 가족'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시트콤의 인기 코드인 가족에 방점을 찍는다. 제작진, 출연진 모두 이 부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PD는 "시트콤에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작품과 전 연령층을 목표로 하는 가족 시트콤이 있다"며 "'어쩌다 가족'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족을 담는다"고 강조했다. '어쩌다 가족'을 이끄는 배우 성동일은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하기 가족 드라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통해 트로트를 부활시킨 TV 조선이 '어쩌다 가족'을 통해 시트콤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TV조선이 예능과 보도 부문에서는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고정 시청자 층을 잡아뒀지만, 드라마 류는 그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나마 최근 TV조선은 두 트로트 프로그램을 통해 주요 중장년층 시청자들을 제대로 붙잡고, 입소문을 통해 다른 세대까지 시청층을 넓혔다는 점이 '어쩌다 가족'에게는 유리하게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정덕현 평론가는 "TV 조선의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이 잘 된 건 콘텐츠의 힘이 컸다"며 "플랫폼의 경계가 허물어진 요즘에는 콘텐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 만든 시트콤이 최근 유튜브를 통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듯이 잘 만든 시트콤은 사람들이 찾아서 본다"며 "시트콤의 특성에 맞는 재밌는 이야기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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