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 심했던 최정, 꾸준함 되찾아야 SK 부활
입력 2020.01.18 11:30
수정 2020.01.18 11:31
‘극과 극’ SK 최정, 2020년에는 베테랑 역할 절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정상 문턱에서 무너진 SK 와이번스가 간판 타자 최정을 앞세워 명예회복에 도전한다.
쉽지만은 않다. 지난해 1~3선발 투수가 한꺼번에 이탈했기 때문이다. 에이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로, 외국인 투수 산체스는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떠났다. 다익손의 대체 선수로 작년 6월부터 SK에 합류했던 소사는 재계약이 불발됐다. 새 외국인 투수 킹엄과 핀토를 영입한 가운데 좌완 셋업맨 김태훈의 선발 전환이 거론되고 있다.
SK는 선발진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타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타자들이 보다 쉽게 풀어가는 경기가 많아야만 투수진에 대한 의문 부호가 해소될 수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최정은 정규 시즌에서 타율 0.292 29홈런 99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18을 기록했다. 30홈런과 100타점에서 각각 한끝이 모자랐다. 하지만 홈런은 팀 동료 로맥과 더불어 리그 공동 2위였고 타점은 리그 6위, 팀 내 1위였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6.6으로 리그 야수 중 3위였다. 그는 3루수 골든 글러브도 수상했다. 그러나 최정의 타격 성적표는 특유의 기복의 결과물이기도 했다. 한 번 방망이에 불이 붙으면 무섭도록 마구 몰아치는 반면 타격 페이스가 떨어질 경우 밑도 끝도 없이 부진했다.
지난해 6월 한 달 간 최정은 타율 0.447 10홈런 26타점 OPS 1.497로 불방망이를 뽐냈다. 하지만 7월에는 타율 0.243 2홈런 11타점 OPS 0.728로 주춤했다. 한 달 사이에 다른 타자가 된 것 같았다. 플레이오프와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최정의 타격 페이스는 과연 어느 쪽인지 관심을 모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최정의 방망이는 ‘냉각’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12타수 무안타, 홈런과 타점 없이 OPS 0.143으로 침묵했다. 프리미어 12에는 허벅지 부상이 겹치면서 타율 0.250에 홈런 및 타점 없이 OPS 0.583으로 잠잠했다. 최정의 계속된 부진 속에서 SK는 플레이오프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해 최종 순위 3위가 됐고 대표팀은 일본에 연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최정의 핫코너 수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그는 1153이닝 동안 3루수 수비를 나서 14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수비율 0.956으로 다소 불안했다. 강습 타구에 대한 반응이 떨어진 장면을 종종 노출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동안 SK가 3번의 우승, 1번의 준우승으로 ‘SK 왕조’를 구축했을 때 1987년 생 최정은 ‘소년 장사’라 불리며 야수진의 막내 격이었다.
하지만 올해 최정은 만 33세 시즌을 치르는 베테랑이 됐다. 이제 그가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이자 거포인 최정이 공수 기복을 줄이며 SK의 설욕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