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자녀 축의금 3억, 과도하지 않아 세금 안 내"

정도원 기자
입력 2020.01.07 18:13
수정 2020.01.07 19:22

"축의금은 품앗이…나도 40년 넘게 많이 냈다

과도한 게 아니면 세금 안 낸다기에 안 냈다"

"축의금은 품앗이…나도 40년 넘게 많이 냈다
과도한 게 아니면 세금 안 낸다기에 안 냈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녀 축의금 3억 원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은 것과 관련해 과거 자신이 냈던 축의금에 대한 '품앗이' 성격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액수도 과도한 것이 아니라고 보고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결혼식 때 받은 축의금이 3억 원"이라며 "사회통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내야 하는데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세청 자료를 보면 경조사비가 사회통념상 초과될 경우 세금을 매기도록 돼 있다"며 "초과로 들어온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 조치를 하지 않고서, 그동안 낸 기부금 등에 대해서는 (공제신청을 해서) 매해 1000만 원 이상 소득공제를 받았다. 형평성에 맞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정세균 후보자는 "우리나라의 축의금이라는 것은 품앗이 성격"이라며 "내가 40년 넘게 일을 했으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축의금을 냈겠느냐"라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축의금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느냐'고 알아보라고 했더니 '과도한 것이 아니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라며 "이 정도는 전혀 (과도하지 않아 납세)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의 자녀 결혼식 축의금 3억 원은 청문회 전 서면질의·답변 때부터 논란이었다. 쌍용그룹 상무이사로 재직하던 정 후보자는 지난 1995년 새정치민주회의를 창당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6선 의원인 정 후보자는 정치를 계속하는 동안 재산이 꾸준히 늘었다.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2006년 17억5123만 원이었던 재산이 지난해에 49억6132억 원까지 늘어났다.

한국당 의원들은 최근 수 년간 활발한 정치활동 등의 관계로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았으며, 두 자녀를 각각 미국과 프랑스 대학원 과정에 유학까지 보냈는데 재산이 계속 늘어난 것은 석연치 않다고 지적해왔다. 성 의원은 "출처불명의 돈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 후보자는 재산 증가의 근거 중 하나로 자녀 축의금을 들었다. 정 후보자는 "2014년과 2015년에는 자녀 두 명의 결혼식 축의금이 각각 1억5000만 원 정도 들어왔다"며 "그것으로 충당하고도 남는다"고 해명했다.

두 자녀의 해외 유학 비용에 대해서는 "맏딸은 장학금을 받고 생활비도 지원받아 경제적 부담이 없었다"며 "아들도 며느리가 일해 독립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유학자금 송금·환전 영수증이 없느냐"는 나경원 청문특위위원장의 질의에는 "환전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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