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못해도 5위?’ 맨유, 챔스행 희망고문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20.01.04 12:11
수정 2020.01.04 18:11
입력 2020.01.04 12:11
수정 2020.01.04 18:11
롤러코스터 경기력, 의적 본능에 무너져
겨울 이적 시장서 공격적 영입 나설지 관심
강팀의 아우라가 사라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암흑기가 길어지고 있다. 다시 올라서려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부터 획득해야 하는데 닿을 듯 닿지 않는다.
맨유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현재 8승 7무 6패(승점 31)로 5위다. 사실 형편없었던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5위라는 순위를 유지한 것은 토트넘, 아스날의 부진도 밀접한 영향이 있다.
이로 인해 맨유는 ‘탑4’에 대한 희망이 남아 있다. 4위 첼시(승점 36)과는 겨우 승점 5차이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아스날과의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하며 격차를 좀 더 줄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맨유는 전반 내내 아스날에게 완전히 주도권을 내준 가운데 전반 8분 니콜라 페페, 전반 42분 파파스타도풀로스 소크라티스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지난 2경기에서 뉴캐슬(4-1승), 번리(2-0)를 상대로 완승을 거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은 온전히 맨유가 자초한 일이다. 빌드업 상황에서 패스 미스가 속출했고, 지공 시 단조로운 공격 전술은 수비력이 약한 아스날을 상대로도 무득점에 그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심지어 아스날은 미켈 아르테타 신임 감독 부임 후 겨우 세 번째 경기였다. 아르테타보다 훨씬 지도자 경험이 풍부한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전술 싸움에서 완패했다.
1년 전과 비교해 맨유의 상황은 판이하게 다르다. 당시 무리뉴가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고 임시 감독으로 팀을 맡은 솔샤르는 2018년 12월 23일 카디프 시티전 5-1 승리를 시작으로 2019년 2월 9일 풀럼전까지 공식 11경기 10승 1무를 이끌며 승승장구했다.
화룡점정은 파리생제르맹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었다. 홈 1차전에서 0-2로 패하며 탈락이 짙었지만 2차전 원정 경기를 3-1 승리로 장식하며 파리의 기적을 연출했다. 이 승리에 힘입어 솔샤르는 맨유의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솔샤르 효과는 여기까지였다. 맨유는 ‘탑4’ 진입에 실패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3연승이 최다일 만큼 살아날듯 하면 이번 아스날전처럼 맥없이 무너지는 패턴을 반복했다.
그나마 강팀에 강한 것은 고무적이다. 첼시(4-0승), 레스터 시티(1-0승), 리버풀(1-1무), 토트넘(2-1승), 맨시티(2-1승) 등 상위권 팀들과의 성적이 뛰어난 것이 단적인 예다. 이에 반해 중하위권 팀에게는 매우 약했다.
오히려 맨유의 의적 본능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솔샤르 감독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수비에 중점을 둔 뒤 앙토니 마시알, 마커스 래시포드, 다니엘 제임스를 중심으로 젊고 빠른 공격수들을 활용한 카운어 어택으로 큰 재미를 봤다.
공간이 있을 때 직선적인 플레이가 효과를 거뒀지만 라인을 내려서며 밀집수비를 형성하는 약팀을 상대로는 답답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맨유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전문 스트라이커와 공격형 미드필더 부재다. 마시알과 래시포드가 번갈아가며 No.9을 수행하고 있지만 전형적인 골잡이 유형은 아니다. 하지만 맨유는 지난해 여름 로멜루 루카쿠를 인터밀란으로 이적시킨 공백을 메우지 않았다.
여기에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할 때 2선의 중앙에서 창조성을 불어넣어줄 자원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문제다. 제시 린가드는 2019년 동안 공격포인트 0개를 기록했다. 후안 마타의 노쇠화, 안드레아스 페레이라의 기량 미달 등 린가드를 대체할만한 자원조차 없는 게 맨유의 현실이다. 또, 3선에서 허리를 잡아줄 폴 포그바, 스콧 맥토미니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전력 누수가 심하다.
맨유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선수 보강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유망주 공격수 티모 베르너(라이프치히), 무사 뎀벨레(리옹),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넘) 등이 후보군에 오르고 있다.
아직 4위 진입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맨유가 공격적인 영입을 통해 반전을 모색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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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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