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장바구니 물가 …'가성비 갑' 착한가격이 뜬다

김유연 기자
입력 2019.12.31 14:00
수정 2019.12.31 14:02

장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 양극화 현상

릴레이 가격인상 속 착한 가격 '인기'

장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 양극화 현상
릴레이 가격인상 속 착한 가격 '인기'


ⓒ오리온

연말연시 어수선한 틈을 타 식품·외식 가격 인상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하지만, 소비자들의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릴레이 인상 흐름 속에서 착한 가격을 내세운 업체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6월 '파스타칩'을 리뉴얼해 '마켓오 파스타칩'으로 새롭게 출시하고, '투고(To-Go) 박스' 형태의 패키지를 스탠딩 파우치 형태로 간소화했다.

원가 절감분은 제품에 반영해 50g 규격은 편의점가 기준 1800원에서 1500원으로 가격을 낮추고, 80g 규격은 가격 인상 없이 100g으로 증량해 그램당 가격을 각각 16.7%, 20%씩 인하했다.

오리온은 윤리경영의 일환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초코파이, 포카칩, 오!그래놀라, 치킨팝 등 총 16개 제품의 양을 지속적으로 늘려오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가격 인상 없이 제품의 양을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실시한 이후 최대 76% 매출이 성장했다.

오뚜기도 진라면의 가격을 11년째 올리지 않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2008년 진라면 가격을 100원 인상한 후 10년 넘도록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현재 편의점 기준 진라면의 가격은 720원이다. 최근에는 진라면보다 저렴한 '오!라면'을 출시했다. 가격은 대형마트 할인가 기준 봉지당 460원(4입 1850원)이다.

농심에서도 1982년 출시 이후 1990년대 초까지 판매했던 '해피라면'을 30년 만에 부활시키며 저가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뉴트로' 트렌드에 편승하면서 가격을 진라면보다 낮은 700원(편의점 기준)에 책정했다.

하이트진로는 가성비를 내세운 필라이트를 출시했다. 국내 최초 발포주인 필라이트는 '12캔에 1만원'으로, 누적 판매량 7억 캔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착한 가격 마케팅으로 차별화 하는 것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갈수록 다양해지면서 소비 양극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며 "가성비 제품이라고 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유지하지 않으면 소비자의 관심을 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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