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MC몽의 용기, 여전한 '주홍글씨'
이한철 기자
입력 2019.11.03 07:00
수정 2019.11.03 09:35
입력 2019.11.03 07:00
수정 2019.11.03 09:35
2012년 무혐의 판결에도 '발치몽' 꼬리표 여전
9년 만에 대중들과 소통 본격화 '극과 극' 반응
2012년 무혐의 판결에도 '발치몽' 꼬리표 여전
9년 만에 대중들과 소통 본격화 '극과 극' 반응
'음악 천재' MC몽에게 인기와 논란은 별개다.
9년 만에 대중들 앞에 섰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더블 타이틀곡 '인기'와 '샤넬'은 발표되자마자 음원차트 1·2위를 싹쓸이하는 저력을 과시했지만, 그를 비난하는 악성 댓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신곡 가사를 두고도 갖가지 해석이 난무했다. MC몽의 의사와 상관 없이 누리꾼들은 그 곡이 특정인을 겨냥한 곡이라는 해석했다.
무려 9년간 대중들과 떨어져 지낸 아티스트가 잊혀지지 않고 이토록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된 건 특이한 사례임에 틀림없다. 한국 사회에서 병역 문제가 한국 사회에서 얼마나 민감한 문제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MC몽 입장에선 다소 억울한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MC몽은 2012년 무혐의 판결을 받으며 법적인 책임에서 벗어났다. 그럼에도 대중들은 여전히 유승준과 함께 병역 기피의 대표 격으로 그를 기억한다. '발치몽'이란 달갑지 않은 꼬리표도 여전하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MC몽은 대중들 앞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자신의 이름조차 숨긴 채 다른 가수들의 곡 작업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4년 11월 정규 6집과 2016년 11월 7집을 발표했고 성적도 좋았지만, 활동 범위는 철저하게 제한적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정규 8집 'CHANNEL 8(채널8)' 음감회를 개최하며 9년 만에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결단을 내리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들끓는 비난 여론은 가수 MC몽이 결코 피할 수 없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숙제다. 대중들의 눈을 피해 활동한다고 해서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MC몽으로선 현실을 받아들이고 마주하는 용기를 냄으로써 음악인생 제2막을 연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가 돌아선 대중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MC몽이 진정성 있는 반성, 그리고 팬들과의 진솔한 소통을 이어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것은 그를 믿고 기다려준 팬들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다.
최근 자신에 대한 논란에 입장을 밝힌 것도 바람직하다. MC몽은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각종 의혹과 악플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발치몽' 악명에 대한 해명이었다.
MC몽은 "저는 생니를 고의로 발치한 적 없다. 뿌리밖에 남지 않은 치아를 발치한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대에는 무죄를 받아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36살 전에 갈 수 있다, 법제처에서 갈 수 있게 해줬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답답함을 호소했다. 자신을 "나약한 면제자"라고도 했다.
신곡 '인기'가 빅뱅의 탑을 비하했다는 일부 누리꾼의 주장에 대해서도 "내 불찰을 담은 곡"이라며 적극 해명했다. MC몽은 "난 욕을 먹어도 싸다"면서도 "그런데 없는 이야기는 그만해 달라"고 호소했다.
MC몽은 신곡 발표 음감회에서 "병역 기피 논란 이후 트라우마 증후군을 진단받았고 심리 상담에서 '집안에만 숨지 말고 나가라'는 말을 반복해서 들었다"고 털어놨다. 신곡은 지난 날의 후회와 반성, 그리고 '용기를 내라'는 자신에 대한 위로를 담았다. 그것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MC몽의 행보가 대중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아직 알 수 없다. 앞으로 수차례에 걸쳐 더 혹독한 논란과 시련을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첫 걸음을 내딛었다는 것만으로도 그 자신과 팬들에겐 아주 특별한 의미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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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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