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엔 눈감고 '서초동' 얘기만 들은 文대통령
이충재 기자
입력 2019.10.07 16:00
수정 2019.10.07 16:34
입력 2019.10.07 16:00
수정 2019.10.07 16:34
'조국 사태'에 "대의정치가 민의 반영 못해"…'정치탓‧국회탓'
"문제 해결할 수 있게 지혜모아달라"…인사권자의 '유체이탈'
'조국 사태'에 "대의정치가 민의 반영 못해"…'정치탓‧국회탓'
"문제 해결할 수 있게 지혜모아달라"…인사권자의 '유체이탈'
"최근 표출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다.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조국 사태'로 표출된 대한민국의 분열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견을 조정하고 갈라진 조국을 융합할 메시지 대신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기존 방향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광화문'엔 귀 닫고, '서초동' 얘기만 들은 文대통령
특히 문 대통령은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아지는 국민의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보장 못지않게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 모두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 사태를 둘러싸고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대규모 집회가 연이어 열린 가운데 서초동에서 진보단체들이 주장한 '검찰개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힘을 실어준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대해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 법안 등 검찰 개혁과 관련된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주시길 당부한다"고 했고, 법무부와 검찰에는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는 한편 법 개정 없이 할 수 있는 개혁에 대해서는 속도를 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검찰 개혁에 있어서 법무부와 검찰은 각자 역할이 다를 수는 있지만 크게 보면 한 몸이라는 사실을 유념해 주실 것을 특별히 당부한다"고 했다.
본질은 '조국의 위선'과 '공정의 붕괴'인데, 대의정치탓
아울러 문 대통령은 "대의정치가 충분히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국민들이 직접 정치적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 행위로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직접 목소리를 내 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면서 "다만 정치적 의견의 차이가 활발한 토론 차원을 넘어서서 깊은 대립의 골을 빠져들거나 모든 정치가 그에 매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심을 담아야할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거리의 정치'가 대신 나선 것은 긍정적이라는 뜻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말과 행동이 다른 삶을 살아온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인사에 따른 반발과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공정과 정의의 붕괴에 있는데, 문제를 '대의정치의 부재'에서 찾은 셈이다.
문 대통령은 "많은 국민들께서 의견을 표현하셨고, 온 사회가 경청하는 시간도 가진 만큼 이제 문제를 절차에 따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달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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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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