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KBO 왕조…두산이 아로 새길까
김윤일 기자
입력 2019.10.03 10:45
수정 2019.10.03 10:34
입력 2019.10.03 10:45
수정 2019.10.03 10:34
정규시즌 최종전서 극적으로 1위 자리 차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행, 2회 우승-2회 준우승
야구팬들은 역대 5번째 왕조 탄생을 볼 수 있을까. 정규 시즌 1위를 확정한 두산 베어스가 왕조의 기치를 들어 올릴 마지막 관문 앞에 선다.
시즌 막판 무서운 상승세를 내달린 두산은 SK의 추락과 맞물리며 극적으로 순위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역대 최초로 승률 동률 상황에서의 희비가 엇갈렸고, 시즌 최종전서 확정을 지은 탓에 감동이 배가되고 있다.
KBO 포스트시즌은 4~5위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그리고 한국시리즈 순으로 개최된다.
역대 시리즈 승리 확률만 놓고 봐도 상위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특히 지금의 계단식 포스트시즌이 도입된 1989년 이후 한국시리즈 업셋은 1989년 해태, 1992년 롯데, 2001년과 2015년 두산, 그리고 지난해 SK 등 단 5팀에 불과했다. 그만큼 두산의 통합 우승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어느 팀이 올라와도 두산이라면 많은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NC와는 ‘양의지 더비’를 치를 수 있고, LG 또는 키움이라면 서울 라이벌전이 전개된다. 2위 SK가 올라온다면 매번 패하기만 했던 지긋지긋한 가을 야구의 한을 털어낼 수도 있다.
만약 통합 우승까지 이어진다면 ‘두산 왕조’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3회 우승, 2회 준우승이라는 뚜렷한 업적이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에서 왕조로 불린 팀의 공통점은 ‘연속성’과 ‘압도’라는 두 가지 필요조건을 동시 충족했을 때였다.
첫 번째 왕조였던 해태는 1986년부터 4년 연속 정상에 올랐고, 이후 1993년까지 징검다리 우승을 차지하며 최강자로 군림했다.
2대 왕조라 불리는 현대의 경우 다소 모호하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4회 우승을 차지했으나 1999년 포스트시즌 탈락, 그리고 2000년과 2003년 우승 사이의 2년 공백으로 연속성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 역대 최고 승률의 역사를 써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현대 왕조를 인정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 들어서는 SK 왕조가 깃발을 나부꼈다. 김성근식 ‘짜내기 야구’의 결정체였던 SK는 강력하면서도 상대를 그야말로 압살을 했기에 공공의 적으로 불렸고 4년간 3회 우승, 1회 준우승의 성과를 내며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
SK 왕조가 끝난 뒤에는 삼성이 곧바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특히 삼성은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 및 4년 연속 통합 우승 등 이견이 없는 역대 최강의 왕조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현재의 두산은 연속성 면에서 조건을 충족한다. 더군다나 2016년과 2018년에는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두 번이나 써냈다. 하지만 지난해 업셋 우승을 허용하면서 ‘압도’ 면에서 빛이 바랜 게 사실이다.
그래도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한다면 ‘기적’으로 대변되는 팀 컬러가 크게 부각되며 5번째 왕조 반열에 오르기 손색이 없다. 미라클 두산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발휘되어야 할 이번 시즌 한국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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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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