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게로 살아났는데...' LG 김현수, 1루수 기용이 문제?
이용선 객원기자
입력 2019.09.26 10:34
수정 2019.09.27 13:41
입력 2019.09.26 10:34
수정 2019.09.27 13:41
페게로 대신 1루수 맡으면서 타격 부진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이 유력한 LG트윈스가 2연패에 빠졌다.
LG는 지난 24일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9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4 패했다. 스코어에서 드러나듯, LG의 패인은 잔루를 9개를 기록하며 2득점에 그친 타선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1회말 1사 1, 3루 찬스가 4번 타자 김현수 앞에 왔지만, 선발 백정현의 바깥쪽 슬라이더에 루킹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어 채은성의 헛스윙 삼진으로 무득점에 그쳤다.
이날 김현수는 3타수 무안타 2삼진 1볼넷에 그쳤다. 3회말 무사 2루에서는 진루타인 2루수 땅볼에 만족해야 했다.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8회말 1사 2루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은 것이 유일한 출루다.
9월 이후 김현수의 타격 부진이 심각하다. 15경기 타율 0.189 2홈런 5타점 OPS 0.539에 그치고 있다. 현재 시즌 기록은 타율 0.310 11홈런 82타점 OPS 0.822이다. 8월 중순 0.333까지 찍었던 시즌 타율이 9월 부진으로 인해 급격히 하락했다.
김현수의 부진은 공교롭게도 1루수로 본격적으로 나선 시점과 일치한다. 당초 1루수를 맡기기 위해 영입된 외국인 야수 페게로는 ‘1루 수비 불가’ 판정을 받았다. 지난 1일 문학 SK전에서 1루수로 나서 포구 실책을 저지른 뒤 1루수로 출전하지 않고 있다. 대신 주전 좌익수 김현수가 1루를 지키기 시작했다.
지명타자를 주로 맡으며 이따금 외야 수비에 나서는 페게로는 9월 맹타를 과시하며 시즌 기록도 타율 0.304 9홈런 41타점 OPS 0.859로 끌어올렸다. 놀라운 타구 속도와 비거리를 뽐내는 페게로의 괴력이 빛을 발하자 수비 포지션과는 무관하게 재계약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주 포지션을 잃고 1루수로 나서게 된 김현수의 부진은 결코 달갑지 않다. 내야수로서의 수비 부담이 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더 우려되는 것은 김현수의 부진이 포스트시즌 직전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LG의 주전 야수진은 나이가 젊으며 상당수는 주전으로서 가을야구를 치러본 경험이 부족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장이자 4번 타자인 김현수가 포스트시즌에서 부진에 빠지면LG 타선은 전반적인 침체를 피하지 못할 수도 있다.
1루수로서 익숙하지 않은 김현수가 가을야구에서 실책이라도 저지른다면 최악의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국가대표 주전 좌익수 김현수의 수비 포지션을 바꾼 기용 자체가 비효율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김현수의 1루수 배치는 공격력 극대화를 위한 LG 코칭스태프의 고육지책이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과욕으로도 풀이된다. 1루수를 맡은 뒤 타격 부진에 빠진 김현수에 대한 LG 벤치의 향후 해법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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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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