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 불가? KIA 안치홍, FA 대박 물 건너가나
입력 2019.09.04 16:18
수정 2019.09.05 13:35
3일 한화전 2실책, 문책성 교체 못 피해
올 시즌 FA 협상에서도 거액 계약 어려울 듯
리빌딩 모드에 돌입한 7위 KIA 타이거즈가 악전고투 끝에 4연승을 질주했다.
KIA는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1점차(6-5) 재역전승에 성공했다.
3-5로 뒤진 4회초 이창진의 1타점 적시 2루타와 김주찬의 1타점 내야 땅볼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 3루에서 박찬호가 우중간 1타점 적시타로 6-5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선발 양현종은 6이닝 8피안타 2사사구 10탈삼진 5실점(1자책)으로 15승 달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5실점과 1자책점의 큰 간극에서 드러나듯 KIA 야수진은 무려 4개의 수비 실책으로 에이스 양현종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2루수 안치홍의 2개의 실책은 치명적이었다.
안치홍은 1회말 첫 번째 실책을 저질렀다. 1회말 KIA가 3-2로 쫓기던 가운데 1사 후 백창수의 땅볼 타구를 3루수 박찬호가 잡아 2루에 송구하다 2루 주자 호잉의 헬멧에 맞고 굴절되었다. 호잉이 3루를 돌아 홈을 노리자 2루수 안치홍이 홈에 던졌지만 송구는 어이없이 빗나갔다. 3-3 동점이 되었다.
이때 안치홍의 악송구 실책을 틈타 3루에 안착한 타자 주자 백창수는 2사 후 김회성의 좌전 적시타에 득점했다. KIA가 3-4로 역전 당했다.
3회말 추가 실점도 안치홍의 실책이 원인이었다.
1사 2루에서 최재훈의 타구가 2루에 맞고 굴절되자 안치홍이 맨손으로 잡아 1루에 던졌다. 하지만 송구가 크게 어긋나 1루수 김주찬과 타자 주자 최재훈이 충돌했다. 그 사이 2루 주자 백창수가 두 베이스를 돌아 득점해 3-5로 벌어졌다. 안치홍은 곧바로 황윤호와 교체되었다.
이날 2개의 송구 실책으로 안치홍은 시즌 11개의 실책을 기록하게 되었다. 사실 최근 안치홍의 실책은 송구 실책보다 포구 실책이 많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가 충분히 처리해왔던 타구가 실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잦다. 1990년생으로 만 29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안치홍이 벌써 수비에서 ‘에이징 커브’가 온 것인지 의심스럽다.
일각에서는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하는 안치홍이 1루수로 전업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2루수가 1루수보다 수비 부담이 덜하니 타격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비롯된 견해다.
하지만 올 시즌 안치홍은 타율 0.316 5홈런 49타점 OPS 0.794로 타율을 제외하면 1루수로서는 허전한 타격 지표를 보이고 있다. 1루수라면 거포 혹은 4번 타자급 활약이 필요한 KBO리그의 현실을 감안하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시즌 종료 뒤 FA를 둘러싼 KIA와 안치홍의 가장 이상적인 밑그림은 두 번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안치홍이 2루수로서 FA 잔류 계약을 맺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공수 지표라면 안치홍이 고액의 FA 잔류 계약을 KIA와 체결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2루수 수비에서 빨간불이 들어온 안치홍이 시즌 종료 뒤 어떤 행보를 그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