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하반기 몸집 불리기 총력...1원 경쟁 재연될까
최승근 기자
입력 2019.09.02 15:01
수정 2019.09.02 15:03
입력 2019.09.02 15:01
수정 2019.09.02 15:03
쿠팡 올해 거래액 10조원 전망…이커머스업계, 수익성에서 거래액 중심으로 선회
추석 시작으로 블랙프라이데이‧크리스마스 최저가 경쟁 분수령 될 듯
이번 추석을 기점으로 이커머스 업체들이 다시 한 번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온라인에 더해 오프라인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1원 경쟁까지 벌어질 정도로 경쟁이 심화됐었다. 올해는 선두를 달리고 있는 쿠팡에 대응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면서 수익성 보다는 거래액을 늘리기 위한 강력한 마케팅 전쟁이 예상된다.
2일 앱‧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올 상반기 주요 온라인쇼핑몰 거래금액을 추정한 결과, 쿠팡의 상반기 거래액은 7조84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조7900억원 대비 63.7%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거래액 7조8000억원을 넘는 수준으로 올해 전체 거래액은 1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 1위를 기록한 11번가가 9조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올해 쿠팡이 단일 브랜드 기준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같은 기간 옥션‧지마켓 거래액은 0.7%, 11번가는 9% 감소했고 위메프와 티몬은 각각 18%, 11.6% 증가했다. 수익성 개선에 중점을 뒀던 11번가의 경우 2분기 4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거래액은 9% 감소했다.
최저가 보상제를 내세우며 1원이라도 싸게 파는 것을 경쟁력으로 삼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거래액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최고의 무기로 통한다. 거래액이 높고 소비자들의 방문 횟수가 많을수록 규모의 경제를 통해 더 싸게 상품을 들여올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조 단위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물류 인프라에 투자했던 쿠팡의 실험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쿠팡의 급격한 거래액 상승은 하반기 이커머스 업계의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치킨게임식 경쟁으로 적자폭이 확대된 만큼 올해부터는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삼았단 기업들도 다시 몸집불리기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번 추석이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추석 대비 더 많은 선물세트 물량을 확보하고 쿠폰 등 할인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추석 이후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는 이커머스 업계 경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블랙프라이데이까지는 아직 두 달 이상 기간이 남았지만 벌써부터 주요 상품들에 대한 매입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보다 이른 초여름부터 상품권 판매 협상에 들어갔다”며 “온라인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로 조금 더 싼 가격으로 물량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것 같다”고 전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남발하는 쿠폰, 할인정책에 소비자들이 익숙해질 경우 이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적자폭이 확대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이 있지만 선두업체와 거래 규모가 갈수록 커질 경우 경쟁에서 도태된다는 불안감이 더 큰 상황”이라며 “거래액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이든가 아니면 수익성을 선택하든가 두 가지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하반기에도 거래액 확대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의 경우 추석과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연말 특수까지 대형 이벤트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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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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