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트위지’가 서킷도 달리고 슬라럼도 한다고?
태백(강원) =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입력 2019.09.01 06:00
수정 2019.08.31 20:17
입력 2019.09.01 06:00
수정 2019.08.31 20:17
초소형 전기차, 일상 생활권 내 이동차량으로 충분
최고속력 84km, 묵직한 코너링으로 360도 회전도 거뜬
초소형 전기차, 일상 생활권 내 이동차량으로 충분
최고속력 84km, 묵직한 코너링으로 360도 회전도 거뜬
범퍼카도 아니고 일반 자동차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이 장난감 같은 차. 르노삼성자동차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는 끌고 나가면 뭇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강력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자동차다.
트위지는 전장 2338mm, 전폭 1237mm, 전고 1454mm에 공차중량이 475kg에 불과한 미니 사이즈 차다. 앞뒤로 시트가 구성돼 이래봬도 2명까지 탑승가능하다. 트위지는 자동차전용도로 및 고속도로 주행은 금지하고 있으나, 일반도로에서는 주행이 가능하다.
이륜차와 비슷한 크기로 주차장 한 칸에 3대까지 주차할 수 있을 만큼 작기에, 좁은 골목 사이사이를 지나갈 수 있는 등 높은 기동성을 자랑한다. 그러나 일반 자동차에 비해 ‘작기’ 때문에 그만큼 성능이나 안정성에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26일 태백스피드웨이. 르노삼성은 트위지가 얼마나 매력적인 차인지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트위지로 ‘슬라럼’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서킷’에서 극한까지 몰아 성능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슬라럼은 고깔모양의 콘컵을 일정하게 배치해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경기다. 트위지가 얼마나 민첩하면서 안전하게 코너링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체험이다. 360도 회전할 수 있는 코스까지 마련됐는데, 급격한 코너링으로 혹시라도 트위지가 옆으로 넘어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 정도였다.
숙련된 인스트럭터가 능숙하게 슬라럼 시범을 보이며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인스트럭터는 “일부러 넘어뜨리려고 해도 트위지는 웬만해서는 넘어가지 않는다”며 안심시켰지만 타보기 직전까지 의심스러웠다.
최대한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서 콘 사이사이를 통과했다. 예상보다 핸들은 묵직했고 차체도 흔들거림 없이 안정적이다. 코스를 눈에 익힌 후, 두 번째 주행에서는 좀 더 과감하게 스피드를 올렸다. 도착지점에서는 일부러 급제동을 해 트위지를 세워 브레이크 반응도 테스트했다. 밖에서 보면 장난감 같지만 직접 타보니 ‘차’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트위지의 안전성과 성능에 대한 의심이 해소되자 트위지를 서킷에서 즐길 여유가 생겼다. 이날 트위지가 달릴 태백스피드웨이는 5년의 휴지기를 겪었고,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않아 시설이 노후화 되고 노면도 고르지 못한 곳이다.
서킷은 최상의 상태가 아니었지만 트위지는 자신이 가진 성능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이곳은 신호등도 앞을 가로막는 다른 차들도 없기에 마음 놓고 풀악셀을 밟을 수 있었다. 트위지의 최고속력은 85km로 서킷 1바퀴를 도는 내내 줄곧 이 수준을 유지했지만 전혀 힘이 딸리지 않았다.
급격한 코너링 구간도 쏠림 없이 생각보다 부드럽게 통과했으며, 브레이크 반응도 밀림 없이 즉각적인 편이다. 서킷에서 당당하게 주행하는 트위지의 모습은 무척 색달라서, 멈추지 않고 몇 바퀴고 계속 달리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2열의 승차감도 확인했다. 워낙 작은 차이다 보니 다리를 앞으로 모을 공간은 없고 옆쪽으로 쭉 뻗어야 한다. 당연히 오래 타기에는 불편하지만 동네 마실 다녀오는 수준으로는 나쁘지 않다. 서스펜션은 단단하고 거친 노면임에도 불구하고 덜컹거리는 느낌도 불쾌하게 전해지지는 않았다.
트위지는 별도 충전기가 필요 없이 가정용 220V 콘센트로 충전할 수 있고 조작이 간단해 전기차라는 거리감이 없다. 깜찍한 디자인, 짧은 회전반경, 125cc 스쿠터 급가속 성능, 후륜구동의 운전재미 등 자동차로서 매력도 적지 않다.
귀여운 차체 디자인에 고급차나 컨셉트카에서 볼 수 있는 ‘걸윙도어’를 장착해 소위 말하는 ‘간지’나는 모습을 선사하는 것은 덤이다. 다만 이 걸윙도어 방식은 내리고 탈때는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트위지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400만~500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다. 교통이 혼잡하고 배달산업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오토바이의 대체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음식 및 택배 등 배달차량 뿐 아니라, 순찰 등 공공기관의 업무 차량, 일상 생활권 내 이동차량 등 다양한 영역에서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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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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