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승용 "文정부 국정실패…'제3지대 신당' 블랙홀될 것"
정도원 기자
입력 2019.06.27 05:00
수정 2019.07.10 23:23
입력 2019.06.27 05:00
수정 2019.07.10 23:23
'제3지대 신당' 가능성 진단 연속 인터뷰 ②
주승용 "제3지대 신당, 총선에서 제1당도 가능"
'제3지대 신당' 가능성 진단 연속 인터뷰 ②
주승용 "제3지대 신당, 총선에서 제1당도 가능"
호남 유수의 산업도시였던 여수는 2012년 세계박람회를 계기로 다시 한 단계 도약했다. 1991년 여수에서 전남도의원으로 당선된 이래, 여천군수·통합여수시장에 이어 4선 의원을 지내며 여수의 발전상과 함께 해온 정치인이 있다. 군수 시절 엑스포 유치를 입안했고,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지낼 때 2조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성공으로 이끈 주승용 국회부의장이다.
주승용 부의장은 26일 국회본청 부의장실에서 가진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박람회 전만 하더라도 한 해 여수를 찾는 관광객이 400만 명이었는데, 2017년 문광부 통계로 1508만 명이 찾으면서 제주도와 용인에버랜드를 누르고 전국 최고의 관광도시로 변모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주 부의장은 "경제도 자동차·조선이 침체돼 울산·창원·군산 경제가 다 좋지 않은데, 유독 석유화학은 경기가 좋아 LG화학·GS칼텍스·롯데케미칼이 여수산단에 8~9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기업하기 가장 좋은 도시 1위, 관광객 증가 1위를 하게 된 것은 철도·도로 등 SOC를 많이 확충했기 때문"이라고 자부했다.
이러한 여수조차도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경제정책이 만들어내는 그늘은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지역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여론을 묻자, 주 부의장의 얼굴에도 그늘이 졌다.
주 부의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아주 살기가 힘들다. '종업원들이 사장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아간다'고 아우성"이라며 "경제가 말할 것도 없는데, 청와대의 '회전문 인사'에 대해서 호남 사람들의 실망이 많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나마 문재인정부가 잘해왔다는 남북 문제도, 지난해 6·13 지방선거 때는 직전날 북미회담을 하면서 곧 통일이 될 것 같은 기분마저 들게 만들어 '묻지마 민주당' 투표로 전국적인 압승을 거뒀는데, 1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보면 잘된 게 없다"며 "북이 미사일을 쏘는데 식량만 갖다준다는 허탈감이 가득하다"고 덧붙였다.
"호황이라는 여수에서도 자영업자 살기 힘들다
경제 어려운데 '회전문 인사'에 호남 실망 커"
1년 전 지방선거 때는 '묻지마 민주당' 투표 기류로 일당독주로 되돌아갔지만, 사실 20대 국회 지금의 다당제를 낳은 곳은 호남이다. 호남은 3년 전 총선에서 28석 중 23석을 제3당에 몰아줬다. 여수을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4선 고지에 오른 주 부의장은 다당제 태동의 주역이다.
주 부의장은 "나도 과거에는 특정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지역에서 지방의원부터 기초단체장까지 무소속으로 어려운 선거를 치러왔다"면서도 "호남도 이제는 특정 정당을 무조건 지지해주는 게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 호남에도 건전한 경쟁 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각인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국회를 내팽개치고 밖으로 장외투쟁을 하며 국민들의 뜻에 전혀 맞지 않는 활동으로 우경화하는 것에 국민의 실망이 많다"며 "민주당도 집권여당으로서 경제가 가장 중요한데, 소득주도성장·분배·탈원전 정책의 실패가 드러났는데도 독선적으로 고집하며 밀고나가는 것에 국민의 외면과 실망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호남 지역민들도 지방선거 때처럼 민주당을 무조건 찍어주는 것보다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중도개혁을 바라는 세력들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제3정당이 제대로 창당된다면 총선에서 '블랙홀'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호남, 건전한 경쟁세력 있어야 한다는 인식
민주당 무조건 찍기보다 새로운 세력 기다려"
정치권 일각에서 이미 '제3지대 신당' 태동을 향한 움직임은 감지되고 있다. 민주평화당에서는 '제3지대 신당'을 요구하는 다수 의원들과 정동영 대표가 '힘겨루기'에 돌입한 움직임도 보인다.
주 부의장은 '제3지대 신당' 출범을 너무 서두를 일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국민의당이 2월 2일 창당했을 때 (지지율) 7~8%에서 출발했는데, 4월 13일 20대 총선에서 26.74%라는 기적과 같은 정당 득표율을 올렸다"며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서두르거나 시간이 얽매일 것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시기보다도 중요한 것은 '제3지대 신당' 출범의 방식과 형태라고 주 부의장은 짚었다.
주 부의장은 "호남에서 봤을 때,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통합은 선거를 앞두고 다시 이합집산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지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없다"며 "자유한국당은 우경화, 민주당은 좌경화하는 상황에서 중도보수부터 합리적 진보까지 폭넓은 외연 확장이 되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은 아주 부분적일 것일 뿐"이라며 "자유한국당의 우경화가 더 심해지면 (제3지대 신당에) 참여할 분이 있을 것이고, 민주당에서도 참여할 분이 나타날 것이다.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지도자가 나타나 깃발을 든다면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져 '블랙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른·평화 통합은 지역민에 감동 줄 수 없다
외연의 폭 넓힐 새로운 전환점 마련돼야 할 것"
여기에서 관건은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지도자'다. 그간의 우리 정당사에서 신당은 국민이 바라볼 수 있는 대권주자가 있어야 한다는 게 통념으로 돼 있다. 이와 관련해 주 부의장은 '당내 자원'인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로부터 기대감을 거두지 않으면서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유승민 대표에 대해 박근혜정부 때부터 공감을 갖고 있었고, 영남 지역구인데다 바른미래당의 대표 격 인물로서 의도적으로라도 호남 지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낸다면 영호남을 아우르며 온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지도자 감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이래서야 어떻게 호남까지 같이 가는 전국적 지도자가 되겠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서는 "국민이 다시 찾을 때가 조만간 분명히 다시 올 것"이라며 "그 때까지 4차 산업혁명을 공부하며 이 나라의 지도자 감으로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보화와 IT를 통해 획기적 발전을 한 것과 같은 역량을 갖춘다면 국민이 다시 찾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당내에 양질의 지도자 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로가 서로를 못 믿고 불신하며, 아집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아 활용을 못하는 게 우리 당의 문제점"이라며 "지지율 답보 상태에서 총선이 점점 다가오고 어려워지면, 뭔가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靑 경제정책 실패에 집권여당 철퇴 가해질 것
국민 바라는 제3정당 생길 것으로 희망 갖는다"
그러면서도 주 부의장은 내년 총선을 낙관하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국민이 바라는 '제3지대 신당'이 출범하면 의외의 큰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주 부의장은 "이미 민주당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지지를 받았는데, 집권여당의 국정실패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또 한 차례 지지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도 보고 있다"며 "국정을 이끌어가는 청와대가 경제정책의 총체적 실패를 가져오고 있기 때문에 집권여당에 철퇴가 가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국민이) 자유한국당이나 제3정당에 힘을 실어줄텐데, 자유한국당이 '적폐정당'인데도 30% 지지율을 보이는 것은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은 국민에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으로부터의 이탈이 전부 자유한국당으로 향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바라는 제3정당이 생긴다면, 그 당이 (총선에서) 1당이 될 것으로 희망을 갖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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