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희열2' 한혜진 "몸, 내 의지대로 바꿀 수 있어"

부수정 기자
입력 2019.06.02 09:59
수정 2019.06.02 10:00
모델 한혜진이 KBS 2TV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모델 생활 20년을 돌아봤다.방송 캡처

모델 한혜진이 KBS 2TV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모델 생활 20년을 돌아봤다.

1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2'에서 한혜진은 큰 키가 어린 시절 숨기고 싶은 콤플렉스였다고 털어놨다.

한혜진은 "키 크고 못생긴 아이였다. 제발 작아지는 게 소원이었을 정도"라며 큰 키로 놀림을 받고 주목을 받는 게 죽을 만큼 싫었다고 고백했다.

광장 공포를 겪을 만큼 콤플렉스였던 큰 키가 모델 대회를 계기로 자랑거리가 됐다. 한혜진은 "아무도 날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는 거다. 모델이 나의 직업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한 달 만에 데뷔 무대를 치렀다.

갑작스럽게 마주한 모델의 세계는 어린 한혜진에게 또 다른 고민을 안겼다. 모델 일과 학업을 함께 한다는 것은 힘들었고, 속옷을 못 벗는다고 말해 난리가 나는 등 선배들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힘듦을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무대의 희열감은 엄청났다. 한혜진은 "만약 언젠가 죽는 날이 온다면 '여기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국내를 넘어 뉴욕, 파리, 밀라노, 런던 등 세계 4대 패션쇼 무대를 섭렵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치열한 전쟁과도 같았다. 당시 동양인 모델이 세계 무대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고. 이 모든 영광을 뒤로한 채 4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한혜진은 "미친 듯이 외로웠다"고 고백했다.

한혜진은 그동안 방송, 예능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른 모델 한혜진의 이야기를 들려줘 눈길을 끌었다. 오래 활동하면서 후배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한혜진은 멋진 선배, 선구자로 존재했다.

또 시니어 모델, 빅 사이즈 모델 등 다양성이 존중받는 모델계의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냥 마르기만 한 몸보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한혜진은 "세상 어떤 것도 내 마음대로 안 되지만, 몸은 제 의지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17세에 데뷔해 37세까지 모델을 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는 한혜진. 유희열이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물어보며 80세까지 모델 일을 해보자고 부추기자 한혜진은 "월드 레코드를 기록해 볼 생각이다. 90세까지 할 거다. 모델 생명 연장의 꿈, 제가 바로 이뤄드리겠다"고 마무리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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