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지루 인생경기 "아스날에 많은 빚 졌다"
김태훈 기자
입력 2019.05.30 07:44
수정 2019.05.30 07:49
입력 2019.05.30 07:44
수정 2019.05.30 07:49
유로파리그 결승서 1골 1어시스트 '득점왕'
친정 아스날에 비수..냉혹한 승부의 세계 실감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은 아니지만 첼시가 유로파리그 챔피언에 등극, 무관의 시즌을 막았다.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30일 오전 4시(한국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서 열린 ‘2018-19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올리비에 지루-페드로-에당 아자르 등의 연속골로 아스날을 4-1 완파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반 25분까지 아스날에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가던 첼시는 후반 20분 만에 3골을 터뜨리고 아스날을 궁지로 밀어 넣으며 완승했다. 사리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는 3위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한 가운데 유로파리그까지 우승으로 이끌며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첼시 출신으로 이날 아스날에서 은퇴경기를 치른 골키퍼 체흐는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반면 지루는 자신의 EPL 첫 구단이었던 ‘친정’ 아스날 골문을 뚫은 것은 물론 아자르 2골에 영향을 주는 맹활약으로 아자르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경기 전 “아스날을 만난다니 설렌다. 하지만 난 이제 블루(첼시)다”라며 필승의 각오를 다진 지루는 0-0 맞선 후반 4분 날카로운 헤더 선제골을 터뜨렸다.
유로파리그 3연패 위업을 달성했던 ‘패장’ 우나이 에메리 감독도 경기 후 영국 ‘B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지루가 터뜨린)첫 골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며 결정적 순간으로 꼽았다.
지루는 이후 터진 아자르 2골에도 간여했다. 2-0 앞선 후반 19분 박스에서 페드로의 패스를 받으며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키커로 나선 아자르가 골을 넣어 3-0으로 달아났다. 후반 27분에도 아자르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박스에서 정교한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손에 넣고자 했던 아스날은 지루와 아자르가 보여준 환상적 활약에 꿈이 깨졌다.
지난해 겨울까지 5년여 동안 아스날에서 생활했던 지루는 경기 후 UEFA와의 인터뷰에서 “(친정)아스날은 나에게 꿈을 이루게 해준 팀이다. 많은 빚을 졌다”면서도 “하지만 난 이제 블루”라며 냉혹한 승부의 세계를 실감하게 했다.
친정팀 앞에서 ‘인생경기’를 펼친 지루는 올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11골을 기록하며 UEFA 유로파리그 득점왕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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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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