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썽사나운 감독 설전…최대 피해자는 정수빈
입력 2019.04.29 09:37
수정 2019.04.29 09:37
구승민 공에 맞고 갈비뼈 골절
양상문·김태형 설전 눈살
지난 28일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서 양 팀 감독들이 그라운드에서 대치하며 날선 신경전을 펼친 가운데 욕설 논란까지 발생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상황은 두산이 9-2로 크게 앞선 8회 말 2사 1, 2루 정수빈 타석에서 발생했다.
구승민이 2구째 던진 148km 속구가 정수빈의 등을 강타했다. 정수빈은 공을 맞자마자 곧바로 쓰러져 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자 두산 김태형 감독이 벤치를 박차고 홈 플레이트 쪽으로 걸어 나왔다. 이후 김 감독은 정수빈 쪽으로 다가와 상태를 살피던 공필성 수석코치와 구승민을 향해 무언가 말을 건넸다. 이후 양상문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오면서 결국 양 팀 간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특히 모 매체를 통해 김태형 감독이 구승민을 향해 ‘투수 같지도 않은 XX가 공을 던지고 있다’는 폭언이 전해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양상문 감독은 “왜 욕을 하고 야단을 치냐, 남의 선수한테 그건 아니지 않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양 구단이 ‘욕설은 없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정작 뉴스 영상에서 김태형 감독의 입모양이 모자이크 처리되면서 의구심은 높아만 가고 있다.
다만 양 팀의 서로 대립하는 부문만 강조되는 분위기서 잊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바로 부상을 당한 정수빈의 상태다.
사구를 맞은 정수빈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고, 8번 갈비뼈 골절 진단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양 팀 감독 간의 볼썽사나운 설전 이후 진실공방으로 사건이 확전되는 상황이라 정작 그라운드에서 사라진 정수빈은 상태는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29일 정밀 검진이 예정돼 있는 그는 최소 한 달 이상의 결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복귀 이후 정상적인 기량을 회복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두산도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정수빈으로서는 치명적인 부상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김태형 감독의 욕설 논란보다는 고통을 안고 그라운드에서 사라진 정수빈의 호전을 좀 더 바라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