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커피 선택할 땐 ‘로스터’, 원두 구입할 땐 ‘신선도’ 중요

최승근 기자
입력 2018.09.30 06:00
수정 2018.09.29 20:50

서울카페쇼 참관객 1096명 대상 커피소비패턴 조사결과 발표

커피 제품 구매 시 가격‧품질 모두 고려…품질이 최우선 기준


소비자들이 원두커피를 선택할 때는 ‘로스터’를, 원두를 구입할 때는 ‘신선도’를 중요시 한다는 설문 조사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지난해 한해 한국인이 마신 커피는 1인당 512잔으로 증가하는 커피 소비량만큼이나 소비자의 커피 취향과 구매 기준도 까다로워지는 추세다.

30일 서울카페쇼 사무국은 지난해 서울카페쇼 참관객 1096명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대한민국 커피백서’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두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커피 제품 구매 시, 품질과 가격에 대한 고려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 이상(54%)이 가격과 품질을 모두 고려한다고 답했다.

뒤를 이어 비싸도 품질이 좋은 커피를 구입한다는 응답자가 29%인 반면 품질이 낮아도 저렴한 커피를 구입한다는 답변은 9%에 그쳐 커피 소비에서도 가격에 상관없이 자기만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나심비’ 소비 형태가 두드러졌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품질’의 기준은 무엇일까. 집에서 나만의 커피를 즐기는 홈카페가 트렌드를 넘어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원두에 대한 소비자의 기준은 더욱 엄격해졌다.


원두 구입 시, 신선도 및 숙성도(62%)를 가장 많이 따졌고, 개인적인 맛 선호도(51%), 가격(36%), 원산지(19%) 순으로(복수 응답 가능) 나타나 지난해 동일한 질문에서 원산지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 것과는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

집에서 뿐만 아니라 카페에서도 커피 주문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으로 응답자의 52%가 원두와 신선도를 꼽아 제조 과정의 숙련도(26%), 바의 청결 상태(15%)를 압도하는 수치를 보였다.

원두커피 구매 시에는 ‘로스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두커피를 선택할 때,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무려 응답자의 49%가 해당 커피 원두를 볶은 로스터를 1위로 꼽았다.

로스터를 보고 커피를 선택하는 경향은 커피 구입 경로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원두 구입처에 대한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31%)가 생활 반경 내 로스터리 카페라고 답했으며, 그 곳에서 구입하는 이유로는 신뢰도(3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서울카페쇼 관계자는 “커피는 국내 도입기부터 원산지(농장)에 따른 선호도가 존재해 원산지를 제품 홍보의 중요한 포인트로 활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많은 소비자가 커피 구매 시 로스터를 중요시하는 만큼 향후 국내 커피 시장에서 로스터가 중요한 마케팅 요소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피와 카페 관련 정보는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찾아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카페’ 관련 단어 검색 시 이용하는 채널을 묻는 질문에 포털사이트(44%)가 가장 많았으며, 인스타그램(25%), 페이스북(10%), 블로그(7%) 순으로 조사됐다.

커피를 실제로 소비하는데 있어 SNS 광고가 끼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41%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답했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응답은 6%에 그쳤다.

서울카페쇼 관계자는 “커피의 맛과 향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도가 높아져 커피는 단순한 완제품 음료 수준을 넘어 가공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품으로 대두됐다”며 “전문가 수준으로 커피를 잘 아는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로스팅과 원두 상태가 커피 선택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면서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은 커피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졌다. 소비자의 고급화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시도가 뒷받침돼야 커피 시장이 양질의 방향으로 더욱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약 11조7397억원으로 게임 산업(약 12조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영화 시장(5조4888억원)의 2배를 넘는 산업 규모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커피전문점 수 역시 지난 2011년 말 1만2381개에서 지난해 8만8500여 곳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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