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친서 들고 평양 간 대북특사단, 김정은 메시지는?

박진여 기자
입력 2018.09.05 15:18
수정 2018.09.05 15:40

남북관계 발전 방안 및 한반도 비핵화·평화정착 문제 논의

북미 교착국면에 대한 金 메시지 주목…비핵화 협상 가늠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이 5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하는 특별기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남북관계 발전 방안 및 한반도 비핵화·평화정착 문제 논의
북미 교착국면에 대한 金 메시지 주목…비핵화 협상 가늠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전 평양행 특별기에 올랐다. 특사단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남북관계 발전 방안과 한반도 비핵화·평화정착 문제를 논의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대표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5명의 대북 특사단은 이날 오전 9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임무를 마친 이들은 오후 늦게 당일 돌아올 예정이다.

특사단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 조율부터 연내 종전선언 체결까지 4.27 판문점선언에 따른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고 오겠다는 목표다. 대북특사단장인 정 실장은 전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남북관계 발전은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는 주된 동력"이라며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견인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사단은 이번 방북에서 ▲남북정상회담 날짜 및 의제 도출 ▲판문점선언 이행에 따른 남북관계 진전 방안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실무적 대화와 북미대화 견인 등 한반도 안보 위기를 풀어내는 게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긴 친서도 북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 친서에는 남북관계 발전 방안을 비롯해 한반도 비핵화 및 종전선언을 통한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사단은 이날 당일치기 일정으로 오후 늦게까지 평양에 머물며 북측과 논의를 이어간다. 이날 북한 지도부가 내놓는 메시지가 향후 한반도 정세, 북핵 문제의 향방을 읽는데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인 정의용 수석특사 등 대북특사단이 지난 3월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을 만나 친서를 전달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이 자리에서는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국면에 대한 언급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핵리스트 제출, 종전선언, 대북제재 문제로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를 이어가면서 남북 관계는 물론 한반도 평화 구축 프로세스에 다시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 관영매체를 통한 논평 외에 아무런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에도 어떠한 입장 표명 없이 침묵을 이어왔다. 이 가운데 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북측 지도부가 협상의 교착 국면에서 어떤 직간접적인 메시지를 꺼낼지 주목된다.

북한이 특사단을 통해 내놓을 메시지 방향에 따라 비핵화 협상의 속도와 향후 한반도 정세가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이 한 발 물러서거나 선제적 조치를 취해 대화의 불씨를 살릴지, 반대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벼랑끝 전술을 이어갈지 다음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특사단이 이번 방북에서 유의미한 중재안을 도출할 경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북미 비핵화 협상이 남북정상회담으로 연결되는 시나리오도 점쳐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경우 극적인 국면 전환이 이뤄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요구사항인 핵리스트·이행 시간표 제출에 한 치의 양보 없이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해제만 고집할 경우 이어지는 남북정상회담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 특사단이 이번 방북에서 비핵화와 관련된 북한의 진전된 입장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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