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배터리 업체들, 중국 견제에도 성과 기대감 '업'
이홍석 기자
입력 2018.06.20 06:00
수정 2018.06.20 09:01
입력 2018.06.20 06:00
수정 2018.06.20 09:01
중국 정부 전기차 규제 지속에도 유럽·ESS 수요로 실적 기대감
원재료 코발트 가격 하락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 미칠 전망
원재료 코발트 가격 하락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 미칠 전망
조만간 풀릴 것으로 보였던 중국 정부의 규제가 지속되고 있지만 시장 수요 증가와 재료인 코발트 가격 하락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당장 2분기 중대형 배터리 흑자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유럽 등지에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서의 수요 증가로 중대형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전기차와 ESS 수요가 늘면서 탑재되는 배터리 수요도 동반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영업이 막힌 상황에서 새로운 활로가 되면서 국내 업체들도 이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산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을 보조금 지급 대상 업체 명단에서 제외했다. 보조금이 차량 가격의 최대 절반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커 사실상 영업 경쟁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부문 화이트리스트 예비명단에 LG화학 난징법인과 삼성SDI 시안법인, SK이노베이션의 팩합작사 BESK테크놀로지 등이 포함됐고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장착된 베이징 벤츠 차량은 형식 승인을 통과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지난달 개최된 ‘한·중 산업장관회의’에서 배터리 보조금 지급 문제 해결을 요청했지만 아직 중국 정부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시안(삼성SDI)와 난징(LG화학) 등 중국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들로 유럽 시장과 ESS용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대형 배터리 매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수익구조도 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배터리 사업 실적이 전기차 등 중대형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스마트폰 등 소형 배터리 흑자로 메우는 식이었지만 향후 동반 흑자 달성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보조금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아 유럽 등 다른 시장에 보다 더 집중하고 있다”며 “전기차뿐만 아니라 ESS 수요도 예상보다 커지고 있어 중국 시장 차단의 여파가 어느정도 상쇄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사용되는 코발트 가격 하락도 업체들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발트는 니켈과 구리를 생산할 때 나오는 부산물로 전기차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원료여서 가격 변동이 배터리 업체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때 톤당 10만달러에 육박하던 가격이 현재 8만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8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코발트 가격은 당 8만1000달러로 한 달 전인 지난달 15일(9만1000달러) 대비 10.98% 하락했다.
지난해 말 가격(톤당 3만2900달러)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고점을 찍었던 지난 3월(9만5500달러)과 비교하면 15.18% 떨어진 것이다.
코발트는 그동안 높은 수요 증가 속에서 주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의 정치 불안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빚어지며 계속 상승해 왔으나 최근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가격도 안정화되고 있다.
김병주 SNE리서치 상무는 “중국 시장에서의 공백을 유럽 등지에서 증가하는 수요로 극복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코발트 가격 하락이라는 호재를 만난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문제만 해결되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성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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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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