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권상우 "'탐정: 리턴즈', 권상우의 스크린 부활기"
부수정 기자
입력 2018.06.11 09:19
수정 2018.06.12 11:03
입력 2018.06.11 09:19
수정 2018.06.12 11:03
전편에 이어 성동일과 찰떡 호흡
"내년 초까지 활발하게 활동"
전편에 이어 성동일과 찰떡 호흡
"내년 초까지 활발하게 활동"
'제2의 정우성·하정우'가 되겠습니다."
영화 '탐정: 리턴즈'를 들고 온 배우 권상우(41)가 의욕에 가득찬 눈빛을 반짝였다.
2001년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데뷔한 그는 2003년 최지우와 함께 출연한 '천국의 계단'(2003)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후 '말죽거리 잔혹사'(2004), '슬픈 연가'(2005), '대물'(2010), '통증'(2011), '야왕'(2010), '메디컬 탑팀'(2013), '유혹'(2014), '탐정 : 더 비기닝'(2015), '추리의 여왕'(2017~2018) 등에 출연했다.
권상우는 영화 배우보다는 드라마 배우라는 인식이 강하다. 영화 '탐정: 리턴즈'의 개봉을 앞둔 그에게 이번 영화는 꽤 남다른 의미가 있다.
시리즈물을 좀처럼 볼 수 없는 국내 영화계에서 '탐정'은 입소문을 내며 고정 관객층을 확보했다. 3년 만에 돌아온 '탐정: 리턴즈'는 탐정사무소 개업 후 첫 공식 사건을 의뢰받은 추리 콤비 강대만(권상우)과 노태수(성동일)가 미궁 속 사건을 해결하며 벌어지는 코믹 범죄 추리극이다. 2015년 개봉한 전편 '탐정: 더 비기닝'은 26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했다. 이번 편은 언론의 평가가 좋다. 권상우, 성동일의 케미스트리가 시종일관 빵빵 터진다.
지난달 31일 만난 권상우 역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2편에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웃음 포인트가 많아서 재밌었다"며 "유머와 이야기 부분에서 전편보다 나아진 것 같다. 편하고 즐거운 기억뿐이다"고 밝혔다.
'더 비기닝'은 5만으로 시작해 손익 분기점을 넘었다. 그는 "첫 날 5만명을 찍었는데도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무대 인사를 열심히 다녔다. 2편을 보니 1편 때가 생각나면서 감개무량했다. 이번 편도 손익 분기점을 넘어서 다음 편을 생각해보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탐정: 리턴즈'는 오락물로 손색없다. 어딘가 부족한 강대만, 노태수, 여치 세 캐릭터가 각자의 매력을 뽐내며 관객들을 휘어잡는다. "오합지졸이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이 재밌어요.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불안하지만, 어쨌든 해결하잖아요? 희열을 느끼죠. 작정하고 웃기려는 코미디 영화는 아니에요. 소소한 재미가 있어서 가족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요."
함께 호흡한 성동일과 권상우의 호흡은 찰떡궁합이다. 성동일은 권상우를 두고 "코믹 연기가 자연스러워졌다"고 칭찬했다. 롤모델로 성동일을 꼽은 그는 "코믹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많지 않은데 성동일 선배는 코믹 연기뿐만 아니라 정극도 잘 하신다"며 "성동일 선배처럼 모든 장르를 넘나드는 유연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성동일 선배는 정치,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세요. 매일 만나도 지겹지 않고, 항상 새로운 얘기를 하십니다. 참 신기해요. 도대체 어디서 이런 것들을 들을까 하고요. 하하. 선배를 흥미롭고 탐구해보고 싶어요. 가장으로서 가정을 책임지는 부분도 제가 존경하는 부분이고요."
둘 호흡이 좋았던 터라 애드리브도 많았다. 장면을 따로 분석하지 않고,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연기했단다. 권상우, 성동일이 만들어 낸 장면은 극에 적절하게 스며들어 관객을 웃긴다. 똥 기저귀 장면이 대표적이다.
여치 역의 광수도 극의 웃음을 담당하다. 권상우, 성동일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존재감을 뽐낸다. 권상우는 "예의가 바른 후배"라며 "성동일 선배한테 얘기를 많이 들어서 처음 보는 것 같지 않았다. 배우로서도 열정 있는 친구"고 말했다.
영화엔 '신과 함께'로 떠오른 김동욱도 나온다. 권상우는 "연기를 참 잘하는 친구"라며 "'신과 함께' 출연 전에 캐스팅됐는데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이어 "김광규, 손담비, 표창원 의원 등도 제 몫을 해줬다"며 "전편보다 이야기가 풍성해졌다. 기대 없이 봤다가 재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강대만과 노태수는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기도 하다. 강대만은 아기띠를 두루고 현장을 뛰어다니기도 한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돈을 벌어보겠다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공감 갔죠. 이런 생활밀착형 모습 때문에 제가 '탐정'을 선택한 겁니다. 강대만이 애를 안는 모습은 제 실제 모습이기도 해요. 육아가 정말 힘들거든요. 모든 엄마는 위대합니다."
권상우는 KBS2 '추리의 여왕'과 '탐정' 두 시리즈물에 출연하게 됐다. 둘 다 추리물이다. 실제 추리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사람에 끌려 작품을 택한다. 드라마는 최강희를 믿고, 영화는 성동일을 믿고 출연했단다. "두 분 다 인간적으로 신뢰하고 존경하는 분들입니다. 두 작품 다 엄청난 흥행을 한 건 아니지만 소소한 통쾌함과 재미가 있어요. 이번 편도 성공해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도약했으면 합니다."
흥행에 대해선 "말해 뭐하겠냐"며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300만 넘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3편의 가능성과 관련해선 "사건, 사고 소재는 무궁무진하고 노태수와 강대만의 우여곡절도 계속될 거라 생각한다"며 "성동일 선배와 인생의 동반자처럼 꾸준히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언희 감독과의 호흡을 묻자 "여성 영화를 하신 분이라 이 영화에 잘 맞을까 걱정했는데 연출을 깔끔하게 잘 하셨더라"며 "칭찬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차기작은 로맨틱 코미디물 '두 번 할까요?'다. 이후 '신의 한 수'의 속편인 '귀수'도 찍는다. "'두 번 할까요?'가 다크호스가 될 것 같아요. 정말 재밌게 찍고 있거든요. '귀수'에서는 그간 묵혀둔 영화를 보여드릴 거고요. 기대해주세요. 강대만과 다른 모습을 선보이겠습니다."
배우의 꿈은 코믹, 액션, 멜로 두루두루 어울리는 배우가 되는 거다. "송강호 선배처럼 연기의 신은 될 수 없지만, 여러 장르에서 활약하고 싶어요. '탐정' 제 트레이드마크가 됐으면 하고요. 드라마, 영화, 해외활동을 번갈아 하다 보니 영화에서 소외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탐정 개봉 이후엔 쉬지 않고 일 '탐정'을 필두로 권상우는 부활할 겁니다. 내년엔 스크린을 뛰어다니며 종회 무진할 테니 기대해주세요(웃음)."
배우는 예전보다 성숙해졌다고도 했다. 결혼하면서 회사를 차리다 보니 안정을 찾았다고. "배우는 찾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외로운 직업"이라며 "이제는 날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행복하고 소중하다고 느낀다"고 털어놨다.
"인간은 다 늙기 마련이잖아요. 아름답게 사라지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그때를 대비해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일은 할 수 있을 때 하고 나중에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아들 룩희가 제가 배우라는 걸 알거든요. 아빠가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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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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