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첼시의 몰락…원흉은 콘테의 고집

진지수 객원기자
입력 2018.05.14 06:54
수정 2018.05.14 06:55

뉴캐슬과의 원정에서도 패하며 최악의 마무리

콘테 감독의 선수 운용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외골수였다. ⓒ 게티이미지

디펜딩 챔피언 첼시의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끝내 좌절됐다. 굴욕적인 결과다.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었지만 스스로 밥상을 엎었다. 돌아온 결과는 리그 5위 그리고 UEFA 유로파리그행이었다.

첼시는 13일(한국시각)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최종전에서 0-3 완패했다.

충격적인 결과다. 불과 지난 주 리버풀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4위권 입성을 향한 불씨를 살렸던 첼시였지만, 허더즈필드전 무승부에 이어 뉴캐슬전에서도 0-3으로 완패하며 자멸했다. 물론 두 경기 모두 승리했어도 4위권 진입은 무산이지만 시즌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여러모로 아쉬운 대목이었다.

무엇보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전략이 물음표였다. 허더스필드와의 맞대결에서 콘테 감독은 주축 선수들을 대신해 로테이션 멤버로 대거 가동하는 전략을 택했다.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다소 의아한 선택이었다.

뉴캐슬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0% 전력으로 나서도 모자랄 판에 힘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주일 뒤 예정된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이 있지만 우승하더라도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두 경기 모두 어떻게든 이겨야 했던 첼시지만 그들의 성적표는 1무 1패였고, 최종적으로 리그 5위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불과 한 시즌 전 승점 93에 이르렀던 첼시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한 시즌 만에 큰 변화 없이도 승점 23이나 떨어진 첼시다.

첼시의 기대 이하 성적에는 여러 배경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콘테 감독이다. 지난 시즌 콘테 감독의 첼시가 구사한 주 포메이션은 3-4-3 전술이었다. 콘테의 스리백은 신선함을 일으켰고, 성적 상승에 이어 리그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유럽 대항전 진출 실패에 따른 부담 없는 일정도 첼시로서는 분명 이점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첼시의 틀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전술 변화에 따른 상승세는 고무적이지만, 이미 노출된 전력으로 경기에 나선다면 상대에 간파되기 쉽다. 콘테 감독은 스리백 전술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았고 전술적 유용성의 부재는 성적 저하로 이어졌다.

최종 2연전 결과는 여러모로 실망이었다. 허더즈필드전 로테이션 체제는 물론, 뉴캐슬전에서는 이적 후 한 경기 출전이 전부인 바클리를 선발로 내세웠다. 갈 길 바쁜 상황에서 안정성이 아닌 모험을 던지면서 자멸한 콘테였다.

그렇다고 해서 큰 틀이 바뀌지도 않았다. 몇 가지 전술적 변화는 있었지만 시즌 내내 기본적인 첼시의 대형은 스리백이었다. 시즌 내내 첼시는 3-4-2-1 전술과 3-5-1-1 전술 그리고 3-4-3까지 스리백 체제에서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리백과 포백을 모두 혼용하며 승점 100을 기록한 맨체스터 시티와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진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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