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와 함께할 때 빛나는 포그바의 전술적 가치
서현규 객원기자
입력 2018.01.09 12:00
수정 2018.01.09 16:23
입력 2018.01.09 12:00
수정 2018.01.09 16:23
2가지 포그바 활용법으로 올 시즌 재미
이번 시즌의 포그바는 맨유 이적 첫 해에 비해 비교적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팀의 전체적인 공격을 받쳐주고 지원하는 조력자로 변신한 것이다.
이는 무리뉴 감독이 이번 시즌 들어 4-2-3-1 포메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맨유는 4-3-3 대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무리뉴는 노장 캐릭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루니를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하면서까지 중원 3미드필더를 구축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마티치가 들어서자 상황이 달라졌다. 마티치는 수비와 홀딩 능력에 큰 강점을 갖고 있는 선수다. 그는 다재다능한 포그바와 미드필더 라인을 이룰 경우 전체적인 중원을 휘어잡을 수 있었다.
무리뉴는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시즌 4-2-3-1 포메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마티치와 포그바의 공존으로 굳이 3미드필더 체제를 채택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맨유는 두 선수만으로 충분히 중원을 휘어잡을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전방 4명의 선수들이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포그바는 4-2-3-1 체제에서 마티치와 함께 센터백 앞을 지키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에 따라 양 윙백이 높은 지점까지 전진할 수 있었으며, 전방 4명의 공격수들은 좁은 간격 형성이 가능했다.
여기서 오른쪽 윙어 자리에 마타가 들어설 경우 오른쪽 윙백은 넓은 공간을 얻을 수 있었다. 마타가 윙어로 출전할 때면 중앙/왼쪽 지역까지 자유롭게 가담하면서 공격의 연결 고리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마타의 움직임을 통해 상대 수비가 맨유의 왼쪽 진영으로 몰린다면, 전진한 오른쪽 윙백은 자유로워졌다.
반면 포그바가 4-3-3 체제에서 뛰게 될 경우에는 많은 자유를 얻게 됐다. 근본적으로 4-3-3은 4-2-3-1보다 중앙 미드필더 숫자가 많기 때문이다.
포그바는 4-3-3 포메이션에서 주로 왼쪽 미드필더로 활동했다. 그는 공격시 크게 2가지 방향으로 움직였다.
첫째는 왼쪽 측면으로 빠져 윙어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이때는 상대 미드필더를 측면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으며, 왼쪽 윙백의 공격적 할당 공간을 커버해줬다.
둘째는 중앙으로 전진해 간헐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는 것이었다. 왼쪽 윙백이 오버래핑을 올라와야 이러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포그바는 공격 라인의 연결 고리가 돼줄 수도 있었으며,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따내기 위해 박스 안에서 함께 경합하는 것도 가능했다.
무리뉴와 함께할수록, 포그바의 전술적 가치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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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규 기자
(toru_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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