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마블리' 마동석 "귀여움 비결이요?"
부수정 기자
입력 2017.10.02 08:57
수정 2017.10.09 10:52
입력 2017.10.02 08:57
수정 2017.10.09 10:52
영화 '범죄도시'서 강력반 형사 마석도 역
"성룡 영화 좋아해, 마동석표 액션 꿈꿔"
영화 '범죄도시'서 강력반 형사 마석도 역
"성룡 영화 좋아해, 마동석표 액션 꿈꿔"
마동석(46)은 작품마다 특유의 존재감을 뽐낸다.
그는 두 가지 매력을 지닌 배우다. '이웃사람'(2012), '살인자'(2013), '함정'(2015) 등에서 한 번 보면 잊히지 않을 강한 연기를 펼치는가 하면 '결혼전야'(2013), '베테랑'(2015), '굿바이싱글'(2016) 등에선 귀여운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2015년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베테랑'에선 아트박스 사장님으로 깜짝 출연해 웃음 폭탄을 날렸다. 의외의 면이 그의 큰 강점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미국에 이민 간 마동석은 대학(콜럼버스 스테이트 칼리지)에서 체육을 전공하고 이종격투기 트레이너로 일했다. 30대 중반 귀국해 조연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영화 '천군'(2005)으로 본격적으로 배우로 데뷔한 그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2011), '반창꼬'(2012), '나쁜 녀석들'(2014), '베테랑'(2015), '38 사기동대(2016), '굿바이 싱글'(2016), '부산행'(2016) 등 다양한 작품을 찍었다.
열흘간의 연휴가 이어지는 올 추석, 마동석이 영화 '범죄도시'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그린 영화다.
마동석은 강력반 베테랑 형사 마석도로 분해 '마동석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마동석은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깨알 웃음'을 선사한다.
29일 서울 소격동에서 만난 마동석은 흰색 와이셔츠에 검정 정장 바지를 입은 모습이었다. 다부진 체격이 돋보이는 '맞춤 의상'이었다.
그는 "맞는 옷이 없어서 옷을 맞춰서 입는다"며 "머리만 잘랐을 뿐인데 다들 내게 살쪘다고 한다. 체중은 그대로인데..."라고 웃었다.
영화는 마동석과 친구 사이인 강윤성 감독이 4년간의 기획 끝에 내놓은 작품이다. 둘은 통쾌한 형사물을 만들고 싶어 했다.
어렸을 적 경찰을 꿈꿨다는 마동석은 "'범죄도시'는 시원하고 통쾌한 액션물"이라며 "리얼리티와 오락적 재미가 잘 어우러졌다. 특히 모든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난, 드라마가 있는 영화"라고 자신했다.
영화는 2004년과 2007년 가리봉에서 벌어진 금천경찰서의 조폭 소탕작전을 모티브로 했다.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마동석도 그랬다.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선 실화를 왜곡하지 않기 위해 신경 썼어요. 실제 형사들이 어떻게 일 하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마동석인 맡은 캐릭터의 이름은 공교롭게도 마동석과 같은 성씨인 마석도다. 강 감독이 '마석도'라는 이름을 좋아해서 그랬단다.
캐릭터에 대해 마동석은 "영화엔 마석도의 전사가 나와 있지 않지만 배우들은 다 알고 있었다"며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하고 촬영했다"고 했다.
'범죄도시'엔 맛깔 나는 애드리브가 몇 차례 나온다. 극 후반부 장첸이 자신을 잡으러 온 마석도에게 "혼자냐?"고 묻자 마석도는 "그래! 나 싱글이다"고 받아쳤다. 관객의 웃음보가 터진 애드리브다. 대본엔 빈칸이었던 대사를 마동석은 즉석에서 만들어냈다. "코미디를 좋아해요.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다이하드'를 좋아해요. 무거운 이야기이지만 유머가 있거든요. 이번 '범죄도시'에서도 이런 점을 살리려고 노력했죠."
마동석은 고릴라라는 기획 사무실을 운영하며 시나리오 기획도 한다. '함정'(2015)이 그가 기획한 첫 영화다. 그는 "이야기와 캐릭터를 기획한다"며 "연출은 내 분야가 아닌 듯하다"고 했다.
윤계상과는 '비스티 보이즈' 이후 9년 만에 재회했다. "'비스티 보이즈' 때도 열정적으로 연기했는데 이번엔 불사른 것 같아요. 윤계상표 장첸이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했어요. 계상이는 아이디어도 많이 내요.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괴물' 같은 배우랍니다."
'범죄도시'에서는 마동석, 윤계상 외에 다양한 배우가 나온다. 얼굴이 알려진 최귀하, 조재윤, 임형준 외에 진선규, 박지환, 홍기준, 허동원, 하준 등이 그렇다. 마동석은 "감독님이 작은 역할까지 허투루 캐스팅하지 않았다"며 "모든 배우가 잘 해줬다"고 했다.
배우는 성룡의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동석표 액션'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에 계속 도전하겠지만, 액션은 꾸준히 하고 싶어요. 성룡이 자기만의 액션을 통해 '성룡 영화'라는 장르를 구축한 것처럼 저도 '마동석표 액션'을 만들고 싶습니다. 액션은 힘이 닿는데까지 하려고 해요. 몇 살까지 할 수 있을진 모르겠는데 오랫동안 하고 싶답니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시나리오다. 시나리오만 좋다면 연이어 형사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그는 "배우는 선택받는 직업"이라며 "작품을 준비하는 게 여러 개 있는데 지금까지는 운이 좋게도 투자가 됐다. 앞으로도 좋은 이야기를 기획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즌2와 관련해선 이미 사건과 이야기를 구성한 상태다.
영화는 '킹스맨: 골든서클', '남한산성' 등 대작과 맞붙는다. 마동석은 "'범죄도시'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라며 "형사들의 삶을 피부로 느낄 수 있고 오락적으로도 재밌는 영화다. 형사분들도 영화를 보고 좋아해 주셨다"고 자신했다.
마동석은 다부진 체격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랑스러움'으로 '마블리'(마동석+러블리), '마요미'(마동석+귀요미), '마쁜이'(마동석+예쁜이)라는 귀여운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이지만 한 번 '씨~익' 웃으면 헤어나올 수 없는 반전의 사랑스러움이 있다. 귀여움의 비결은 물었다. "어후, 잘 모르겠어요. 하하. 집에서도 아무도 귀엽다고 안 해줘서...그런 수식어가 어색합니다. 어쨌든 그런 별명을 붙여줬다는 건 관심이 있다는 의미잖아요. 제가 외모가 출중한 것도 아닌데 그런 관심 자체가 감사해요." 쑥스러워한 마동석은 '마쁜이' 미소를 날리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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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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