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에 기상이변까지… 밥상물가 '비상'

김유연 기자
입력 2017.07.31 15:28
수정 2017.07.31 16:02

계란 ·삼겹살 연일 오름세…당분간 상승세 지속

채소류, 기상악화로 공급차질…가격 폭등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직원이 계란의 가격표를 수정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계란·삼겹살 연일 오름세…당분간 상승세 지속
채소류, 기상악화로 공급차질…가격 폭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값이 치솟으면서 태국산에 이어 스페인산 병아리까지 국내에 긴급 공수됐지만, 좀처럼 계란값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반복되는 기상이변으로 농작물 피해가 커지면서 채소류도 원활히 공급되지 않은 데다 휴가철 육류 가격까지 폭등하면서 밥상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가장 큰 문제는 휴가철이면 수요가 증가하는 삼겹살과 계란의 가격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계란 한 판(30개들이) 가격은 평균 7760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1만원까지 뛰었던 것에 비하면 가격이 안정됐지만, 평년에 비해선 41.4%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부터 계란 수급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태국산 계란 수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수습안정 효과는 딱히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국내에 수입된 태국산 계란은 총 328만개지만, 국내 일일 계란 소비량이 약 3000만개인 점을 감안하면 극히 적은 양이다. 게다가 위생상의 이유 등으로 식당에서 태국산 수입 계란 사용을 꺼려 대부분이 난가공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때문에 국내 소비자 가격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오랜 가뭄 끝에 계속되는 폭염과 게릴라성 폭우 등 잇따른 기상이변이 농산물의 생육과 출하에 지장을 주면서 여름 채소 가격도 껑충 뛰었다.

지난 25일 기준 적상추(4㎏) 전국 평균가격은 4만3600원으로 한 달 전 1만1650원에 비해 274.2%나 급등했다. 과채류인 오이 가격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 다다기계통 오이(10㎏) 평균값은 3만7667원. 한 달 전 1만483원보다 167.5%나 급등했다. 애호박(상품·20개)은 2만26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98.2%, 시금치(4㎏) 또한 3만1200원으로 213.6% 상승했다.

더불어 휴가철이면 수요가 급증하는 삼겹살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여름 폭염으로 돼지고기 생산성이 낮아진 데다 닭고기 대체제로 돼지고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서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돼지고기 삼겹살은 지난 26일 기준 부산·대구·대전에서 500g당 8.2%·10.6%·1.7% 오른 1만1900원·1만1950원·1만2200원에 판매됐다. 서울은 3.1% 내린 1만3540원·광주는 지난주와 같은 1만1950원에 거래됐다.

문제는 앞으로 장마 후 불볕더위가 이어질 경우 채소와 육류 값은 더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란'으로 불리는 계란 가격의 고공행진도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물가협회 관계자는 "폭염과 장마철 잦은 우천으로 인한 생육 부진과 상품성 저하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본격적인 휴가철까지 겹쳐 상추 등의 엽채류는 소비 증가로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겹살과 계란도 당분간 수요가 꾸준해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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