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 벵거의 시선, 공격수·중앙 미드필더로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7.06.25 00:41
수정 2017.06.25 00:41
입력 2017.06.25 00:41
수정 2017.06.25 00:41
2개월가량 남은 여름이적시장에서 다양한 카드 만지작
과연 올 여름은 다를까. 이러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EPL의 대표적인 팀은 단연 아스날이다.
아스날 특유의 저비용 고효율 정책 때문이다. 우승에 대한 야망을 보여주지 못하는 팀에 대한 아스날 현지 팬들의 불만은 커져갔고, 급기야 지난 시즌 아르센 벵거 감독의 퇴진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항상 4위권을 지켜냈던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를 맛본 이상 이번 이적 시장은 어느 때 보다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다.
벵거 감독은 지난 시즌 부진에도 우여곡절 끝에 구단과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그러나 계약 연장에 안주해선 안 된다. 벵거 감독은 분명히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목표하겠다고 공언했다.
벵거 아웃을 외쳤던 수많은 아스날 팬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서는 이번 여름 반드시 변모해야 한다.
벵거 감독의 이번 오프시즌 컨셉은 양보다 질이다. 벵거 감독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각)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쿼드에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최대 3명을 영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쓸데없이 양을 늘리는 것보다 확실한 클래스를 지닌 3명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벵거 감독의 판단이다.
아스날이 무언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것은 발빠른 행보다. 매년 여름 이적료를 조금이라도 깎기 위해 느리게 협상을 시도했던 것과 다른 움직임이 눈에 띈다. 아스날은 이미 샬케의 왼쪽 풀백 셰드 콜라시냑 영입을 확정지은 바 있다.
벵거 감독은 지난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스리백을 가동했는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아스날은 스리백 체제에서 9승 1패를 기록했으며, 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FA컵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를 제압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만하면 강팀과의 경기에서 스리백으로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벵거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스리백을 중심으로 운용할 공산이 크다. 콜라시냑이야말로 스리백에서 딱 맞는 영입이다. 왼쪽 측면에서 부지런한 오버래핑을 통해 공격의 활로를 열고, 많은 공격 포인트를 생산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벵거 감독이 공언한 세 명의 영입 가운데 두 명만 남은 셈이다. 현 스쿼드를 살펴보면 최전방 공격수와 중앙 미드필더가 다소 취약하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최전방이다. 그동안 아스날은 올리비에 지루를 주전으로 활용했지만 벵거 감독뿐만 아니라 팬들을 결코 만족시키지 못했다. 지루는 지난 5시즌 리그 20골 이상을 터뜨린 적이 한 차례도 없다.
또, 지루는 아스날이 추구하는 전술과 매우 부합하지 않는다. 오로지 원터치 패스와 슈팅에만 의존하는 플레이로 한계점을 노출했다.
벵거 감독은 매 시즌 여름 이적시장 공격수 영입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맛봤다. 심지어 지난 시즌 전반기에는 알렉시스 산체스를 최전방으로 올리기도 했다. 그래서 지루보다 더 높은 수준의 주전 공격수 확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벵거 감독은 최근 AS모나코의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 영입에 온 힘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이미 음바페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레알 마드리드와 강하게 연결되고 있다.
이를 예상한 것일까. 아스날은 음바페 영입 실패를 대비해 이미 리옹의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와 접촉했다.
프랑스 언론 ‘르퀴프’, ‘RMC 등 주요 매체에서는 24일 “아스날이 라카제트와의 협상을 다음주 쯤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며 “5000만 유로(약 636억 원)을 쓸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라카제트는 리그앙 최정상급 공격수다. 올 시즌 리그 28골을 터뜨려 득점 2위를 기록했으며, 지난 4시즌 동안 리그 133경기에 출전해 91골을 몰아치는 등 득점력 하나는 충분히 검증됐다.
중앙 미드필더 영입도 시급하다. 그라니트 자카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템포에 적응하지 못하며 고전했지만 스리백 체제 변화 이후 경기력이 크게 올라왔다.
최대 관건은 자카의 파트너 찾기에 달렸다.
램지는 강한 체력과 많은 활동량의 장점을 갖췄지만 기본기와 패스의 정확도가 매우 떨어지고, 문전에서 엉성한 마무리 슈팅으로 흐름을 끊는 경우가 빈번하다. 2013-14시즌 전반기를 제외하면 중앙 미드필더로서 특출난 재능을 뽐낸 시즌이 매우 드물다.
산티 카솔라는 여전히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으며, 프랑시스 코클랭, 모하메드 엘 네니도 주전으로 믿고 쓰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을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아직 재계약 협상에서 진척이 없다.
아직 2개월가량 남은 여름이적시장에서 아스날이 어떠한 선택을 내릴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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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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