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도? 핑계 안댈 슈틸리케호...에어컨 가동 유력

김태훈 기자
입력 2017.06.13 18:17 수정 2017.06.13 20:37

카타르 원정 현지 최고기온 47도..에어컨 틀 듯

2012년 카타르 원정서는 틀지 않고도 4-1 쾌승

[한국 카타르]한국이 카타르를 잡는다면 승점4 앞서 나가고, 조기 진출을 확정한 이란과의 홈경기(8월31일)에서 이기면 러시아월드컵 자력 진출도 가능하다. ⓒ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기성용은 카타르 폭염에 대해 “변명거리가 되지 않는다”며 담담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43위)은 14일(한국시각) 오전 4시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서 카타르(FIFA랭킹 88위)를 상대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JTBC/JTBC3 FOX Sports 생중계.

A조 1위 이란이 3위 우즈베키스탄을 잡으면서 2위 슈틸리케호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카타르와 싸우게 됐다. 이란이 러시아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한국이 7경기 4승1무2패(승점13)로 A조 2위, 우즈벡은 8경기에서 4승4패(승점12)로 3위다. 한국이 카타르를 잡는다면 승점4 앞서 나가고, 조기 진출을 확정한 이란과의 홈경기(8월31일)서 이기면 월드컵 자력 진출도 가능하다.

반면 카타르는 승점4로 A조 최하위에 머물러 있어 현실적으로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이 어려운 상태다. 슈틸리케 감독의 인터뷰 때문에 더 유명해진 '에이스' 세바스티안 소리아(알 라이안)도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소리아는 지난해 10월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한국전에서 1골을 넣고, 페널티킥까지 이끌어냈던 공격수다. 슈틸리케호는 당시 가까스로 3-2 승리했다.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답답한 90분 경기 끝에 득점 없이 비긴 슈틸리케호는 경계를 늦출 수 없다. 게다가 무더위라는 악조건도 견뎌야 한다. 캡틴 기성용이 “카타르 선수들에게 더 유리하겠지만 변명할 필요가 없다”며 “연습한대로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미 슈틸리케호는 중동에서 1주일 이상의 시간을 보내며 적응을 마쳤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넘어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수준의 팀이 최종예선 조 꼴찌팀 앞에서 더위를 얘기하기에는 얼굴이 서지 않는다. 카타르는 경기 당일 최고기온 47도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예보됐다. 경기가 열리는 시각에는 기온도 떨어지고 습하지 않아 크게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기성용. ⓒ 연합뉴스

경기장 시설도 우수하다. 1만 5000여 관중이 들어설 수 있는 규모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는 대형 에어컨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경기하기에 적정한 기온을 만들어주고, 좌석 아래 환기구가 있어 관중들을 서늘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카타르 축구협회에서 특별히 다른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면 이날 경기에서 에어컨을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25도 이하로 내려가는 겨울에야 틀지 않지만 봄이나 여름에는 늘 에어컨을 가동했기 때문. 실전을 앞두고 치른 북한과의 평가전에서도 에어컨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에서도 틀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아픔도 있다. 카타르는 사전 약속을 어기고 에어컨을 틀지 않고 치른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전반은 1-1로 대등했지만, 후반 내리 3골을 잃고 1-4로 졌다. 당시 카타르 선수들이 더 지쳐보였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다.

에어컨을 가동해 쾌적한 환경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란이 우즈벡까지 잡아 심리적 부담을 덜면서 소리아까지 빠진 카타르를 상대하는 슈틸리케호에 핑계란 있을 수 없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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