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에 밀린 마에다...일본 언론의 진단

김태훈 기자
입력 2017.06.08 10:52
수정 2017.06.08 10:53

마에다 불펜으로 밀리자 일본 언론도 ‘이닝 소화능력’ 지적

투구수 제한과 불펜 등판한 류현진 보다 이닝 소화 적어

류현진에 밀린 마에다. ⓒ 게티이미지

류현진(30·LA다저스)이 마에다 겐타(29)를 불펜으로 밀어내고 선발 등판한다.

다저스 로버츠 감독은 8일(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서 워싱턴과의 ‘2017 메이저리그(MLB)’를 앞두고 주말 신시내티와의 3연전 선발 로테이션을 발표했다. MLB.com에 따르면, 10일 리치 힐, 11일 알렉스 우드, 12일 류현진 선발등판 일정이 확정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우드가 부상자 명단(DL)에서 돌아와도 마에다가 신시내티전에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였다. 로버츠 감독도 “마에다가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쉽지만 기회는 줄 것”이라고 말한 터라 마에다의 등판 가능성을 높게 봤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류현진에게 선발 기회를 더 줄 것”이라고 밝혔던 로버츠 감독은 결국 류현진을 택했다. 최근 성적을 놓고 보면 로버츠 감독 선택에 어렵지 않게 수긍할 수 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처음으로 지난달 26일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이 지켜보는 가운데 류현진은 세인트루이스와의 홈경기에서 마에다가 선발로 던지다가 내려간 경기에 올라왔다. “팀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지만 류현진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실망에 빠지지 않고 꿋꿋하게 던지며 단 1개의 장타를 맞지 않고 4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올렸다. 류현진의 마음을 헤아린 커쇼도 축하해줬다. 그리고 우드의 부상으로 잡은 기회에서 류현진은 시즌 최고의 피칭(6이닝 1실점)을 했다. 6일 MLB 최강타선 워싱턴을 상대로도 7이닝 4실점으로 선방했다.

불펜으로 나와서도 4이닝, 선발로 등판해 6이닝과 7이닝을 소화했다. 반면 마에다는 31일 세인트루이스전(4이닝 3실점), 5일 밀워키전(4이닝 2실점)으로 2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불펜 과부하를 초래한 것이다. 타선의 지원을 잘 받고 있는 올 시즌 성적도 4승3패 평균자책점 5.16으로 좋지 않다.

오는 12일 신시내티전 선발 등판하는 류현진. ⓒ 게티이미지

이때부터 일본 언론들은 마에다의 입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우려가 현실이 되자 일본 언론들은 신속하게 보도하며 진단을 내놓았다.

8일 일본 '베이스볼채널'은 “마에다가 최근 2경기 연속 4이닝에 머물렀다.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다면 현재 다저스 선발진 로테이션에서 빠질 수 있다”며 역시 이닝 소화 능력을 짚었다. 로버츠 감독의 지적과 같은 맥락이다.

마에다는 16승11패 ERA 3.48을 기록한 지난 시즌에도 32경기 175.2이닝으로 경기당 평균 5이닝 소화에 그쳤다. 부상 전 류현진은 2013시즌 30경기 192이닝, 2014시즌 26경기 15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 6이닝 이상 책임졌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류현진은 올 시즌 초반 투구 제한 속에도 10경기 등판(구원 1경기) 53이닝을 소화했다.

마에다는 10경기 선발로만 등판하고도 52.1이닝에 그쳤다. 평균 6이닝이 안 되는 셈이다. 10경기 중 6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는 두 번에 불과하다. 마에다도 5일 밀워키전을 마치고 “불필요한 공을 많이 던져 마운드에 오래 있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투구수에 비해 로버츠 감독이 일찍 끌어내린 경기도 있다. 그만큼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류현진이 완전히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굳힌 것은 아니다. 오는 12일 신시내티전에서 부진하다면 마에다와 처지가 또 뒤바뀔 수 있다. 워싱턴전에서 보여준 투구 내용과 마에다가 받았던 타선의 지원만 따른다면 시즌 3승과 함께 입지를 탄탄히 다질 수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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