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여도 괜찮아’ 북런던 더비 손흥민 역할은?
입력 2017.04.30 08:06
수정 2017.04.30 08:55
승점 3 반드시 필요한 토트넘과 아스날 '빅뱅'
쓰리백 포메이션 가동 시 손흥민 교체 출전 유력

리그 4경기 연속골(5골)을 터뜨리며 최상의 몸 상태를 보이던 손흥민(25·토트넘)이 윙백으로의 포지션 변화와 선발 제외로 인해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북런던 더비’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다면 지난 두 경기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단번에 날려버릴 수 있다.
물론 손흥민의 선발 출전은 확실하지가 않다. ‘주포’ 해리 케인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손흥민의 입지가 좁아졌다. 먼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선호하는 스리백에서는 손흥민의 자리가 없다. 토트넘은 윙백과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측면 공격을 맡기고, 케인과 델레 알리의 적극적인 중앙 침투로 득점을 노린다.
손흥민이 스리백에서 선발 출전하기 위해서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케인이 빠지거나, 윙백으로 나서는 길밖에 없다. 그러나 손흥민이 올 시즌 리그 25경기에서 20골을 몰아치고 있는 케인을 대신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포체티노 감독이 다시 한 번 손흥민의 윙백 활용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첼시전 실패와 ‘북런던 더비’란 중요성을 볼 때 그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
포체티노 감독이 스리백을 선택한다면, 이날 손흥민은 조커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선발 제외가 아쉽기는 하지만, 공격진을 구성하는 케인과 알리, 에릭센 모두 손흥민보다 뛰어난 경기력을 시즌 내내 유지했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조커로 투입되는 것이 손흥민의 스피드와 결정력을 돋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
아스날의 최근 4경기 후반전 실점이 4골에 달한다는 점은 교체 투입이 예상되는 손흥민이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수 간격이 벌어지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이 늘어나는 등 아스날 수비는 집중력에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스피드가 강점인 손흥민이 체력이 떨어진 상대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는데 집중한다면, 팀 승리와 함께 시즌 20호골 달성에도 성공할 수 있다.
포체티노 감독이 중앙 수비수 하나를 줄이는 대신 손흥민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스리백으로 인해 공격의 답답함을 느꼈던 만큼, 손흥민을 선발 출전시켜 공격적인 운영을 선보일 수도 있다. 더군다나 토트넘은 첼시와 FA컵 4강전에서도 측면 공격이 살지 못하면서 패배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아스날이 알렉시스 산체스를 최전방에 두고, 메수트 외질과 시오 월컷의 스피드를 활용한 빠른 공격을 시도한다는 점도 토트넘의 포백 활용 가능성을 높여준다. 토트넘이 전방 압박과 측면 공격진의 도움 수비, 공간과 패스 차단 등에 능숙한 만큼 아스날을 상대로는 스리백보다 포백이 효율적일 수도 있다.
이날 경기는 두 팀 모두에게 승리가 필요하다. 토트넘은 리그 막판 역전 우승을 위해 승리가 필요하고, 아스날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위해 원정이지만 승점 3을 챙겨가야 한다. 특히 아스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에버턴 등 남은 상대가 만만치 않은 만큼, 최대한 승점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스피드와 결정력이 장점인 손흥민에게 원정에서도 공격적인 아스날은 매우 반갑다. 지난 27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지만, 상대의 밀집된 수비에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만큼, 아스날전에서는 더 많은 공간 활용과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과연 손흥민은 아스날전에서 지난 두 경기의 아쉬움을 날려버릴 수 있을까. 손흥민이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시기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며 도약한 경험이 많았던 만큼, ‘북런던 더비’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뽐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