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뷰] '공각기동대' 스칼렛 요한슨, 휘황찬란 만찢 액션
이한철 기자
입력 2017.03.29 09:00
수정 2017.03.31 16:07
입력 2017.03.29 09:00
수정 2017.03.31 16:07
완벽한 액션-감각적 비주얼 '눈 호강 제대로'
화이트 워싱 논란, 개봉과 함께 사라질 듯
배우 스칼렛 요한슨(33)의 감각적인 비주얼과 휘황찬란한 '만찢 액션'에 눈 돌릴 틈이 없었다.
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은 스칼렛 요한슨에 의해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스칼렛 요한슨의 비중이 절대적인 작품이다. 스칼렛 요한슨은 강도 높은 액션 연기에 섬세한 감정연기까지 덧칠하며 자신이 왜 메이저 캐릭터에 적임자인지 증명했다.
앞서 스칼렛 요한슨이 동양인 캐릭터인 메이저 역에 캐스팅되자, 화이트 워싱(Whitewashing) 논란이 거세게 일었지만 작품 속에선 딱히 이로 인한 이질감을 느껴지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스칼렛 요한슨이기에 가능한 압도적인 비주얼은 이 작품의 최대 장점으로 부각됐다. 또 수개월간 강도 높은 실전 훈련으로 심혈을 기울인 만찢 액션은 캐스팅 논란을 완전히 지워버리기에 충분했다.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은 엘리트 특수부대를 이끄는 리더 메이저가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 조직을 쫓던 중 잊었던 자신의 과거와 존재에 의심을 품게 된 후 펼치는 활약을 담은 SF 액션 블록버스터다.
1989년 연재를 시작으로 여러 극장판과 TV애니메이션, 소설, 게임 등으로 제작되며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오이시 마모루 감독의 전설적인 명작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실사 영화 제작 소식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특수효과로 가득 채워진 작품은 마치 애니매이션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올 정도로 빼어난 영상미를 자랑했다. 이는 원작 팬들에게도 상당한 만족감을 전해줄 것으로 보인다.
동양과 서양이 공존한 도시의 풍광, 대형 홀로그램 광고판 등 참신한 아이디어와 화려한 색감은 루퍼스 샌더스 감독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특히 광학미체 수트를 입고 벽을 달리며 펼치는 화려한 총격신과 고층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고공 낙하신은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원작이 갖고 있는 철학적인 질문도 고스란히 담았다. 특히 로봇이 궁극적으로 인간 사회에 가져오게 될 변화, 그리고 그 변화에 따른 인간성의 실종 등은 이 작품 전반에 깔려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신체 일부를 기계로 바꾸는 세상, 인간의 뇌마저도 수정·삭제·조작이 가능한 세상은 과연 우리가 원하는 세상일까.
'공각기동대'가 던지는 의문은 인간의 변하지 않는 성질, 정체성에 대한 것들이다. 작품이 단순한 영상미에 기댄 것이 아닌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은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의 해석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영화가 이처럼 철학적 질문을 대하는 방식은 단순하다. 가족애와 동료애, 비교적 단순하게 그린 인간성에 대한 묘사는 관객들로 하여금 이 작품에 쉽게 가볍게 다가서도록 유도한다.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이 107분간 압축된 시간 안에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일 수 있다.
하지만 원작 팬들에게도 100% 만족할 만한 작품인지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에 대한 심오한 묘사 등 원작 팬들을 열광케 했던 깊이 있는 작품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라 노출을 연상케 하는 스칼렛 요한슨의 박막 슈트 등 의도된 자극적 연출이 원작 팬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은 29일 프랑스, 필리핀과 함께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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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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