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만?’ 삼성 영건…명가 재건 신호탄

케이비리포트팀
입력 2017.03.18 15:32
수정 2017.03.18 15:33

고졸 신인 최지광과 장지훈 3이닝 퍼펙트 합작

그동안 연속 우승으로 상위 지명권 확보 어려워


3월은 바야흐로 새내기의 계절이다. 새 시즌을 준비 중인 KBO리그 역시 마찬가지다.

시범경기가 시작된 대구 라이온즈 파크에서도 새내기 투수들이 신고식을 펼치며 팬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다. LG와 삼성이 맞붙은 지난 16일 경기에서는 삼성의 신인투수 최지광과 장지훈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최지광과 장지훈은 LG를 상대로 프로 무대 첫 피칭을 보이며 커리어의 첫 단추를 꿰었다. 비록 시범 경기이긴 했지만 고교 야구와는 차원이 다른 프로 무대다. 관중 앞에서 치르는 엄연한 공식 경기이며 분위기 자체가 캠프에서의 연습경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신인 선수에게 공식무대 첫 등판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무쇠팔' 고(故) 최동원도 프로 데뷔전에서는 2.1이닝 5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부진했을 정도다. 하지만 삼성의 새내기 최지광과 장지훈은 아랑곳없이 완벽한 피칭을 보였다.

외국인 페트릭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최지광은 5회를 깔끔히 틀어막으며 분위기를 띄었다. 삼성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그는 캠프 때부터 김한수 감독의 눈에 들며 올 시즌 주목할 신인으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최지광은 상대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본인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고교 최고의 기교파라는 명성과는 사뭇 다르게 최고 시속 145km의 패스트볼을 거침없이 뿌리며 LG 타자들을 압도했다. 올 시즌 최지광에게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김한수 감독과 삼성 벤치를 흐뭇하게 한 피칭이었다.


최지광이 한껏 띄운 분위기는 2017년 삼성의 1차 지명 투수인 장지훈이 등판하며 절정으로 치달았다. 경주고 출신으로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장지훈이지만 정작 2차 1라운드 출신인 최지광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 역시 만만치 않았다.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려는 듯 6회부터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큰 키와 긴 팔다리를 활용한 시원시원한 투구폼으로 최고 시속 146km의 패스트볼을 힘차게 뿌리며 최지광과 마찬가지로 3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두 신인의 퍼펙트 피칭은 앞서 한화를 두들겼던 LG 타선을 상대로 한 것이라 의미가 배가됐다.

삼성은 최근 5년간 빼어난 신인 투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연속 우승으로 신인 지명 순위가 낮은데다 기존 투수들이 확실한 자리를 잡고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등장한 새얼굴은 심창민 정도가 고작이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고졸 신인 최지광과 장지훈의 호투는 명가재건을 꿈꾸는 삼성이 간절히 기다리던 청신호다.

물론 속단은 이르다. 시범경기 1경기의 호투일 뿐, 앞으로의 피칭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시범경기가 아닌 정규 시즌에서 단기간 반짝하다 사라진 투수도 셀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 삼성으로의 새 출발을 선언한 삼성이기에 고졸 신인 투수들의 활약은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속절없이 무너졌던 지난해와 달리 새로운 도약이 기대되는 삼성의 2017시즌이다.


글: 이정민/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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