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손실 위험’ 코코본드 발행 강행한 이유는
입력 2016.11.25 10:42
수정 2016.11.25 10:49
조선업 등 구조조정 속 자본확충 필요성 높아져
원화가치 하락으로 BIS 상승효과는 미미...추가 발행 검토
수출입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을 강행했다. 코코본드는 일반 은행채보다 높은 금리를 보장하지만 발행기관이 부실해질 경우 원리금이 상각되거나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투자자들의 원금을 보장할 수 없는 고위험 채권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5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만기는 10년이고 금리는 연 2.73% 수준이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2.15%)보다 0.58%포인트나 높다.
수출입은행이 코코본드를 발행한 것은 1976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코코본드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발행된다.
올 상반기 코코본드 발행을 추진했지만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영향 등으로 시점을 유보한 바 있다.
이번 발행으로 수출입은행의 BIS 비율이 0.43%p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BIS 비율은 11.4%다. 바젤3 권고 기준 8%를 여유있게 넘기고 있는데다 국책은행이라는 점에서 자본확충이 절실한 상황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이 연내 기정사실화 되면서 발행 여건이 나빠지기 전에 선제적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조선업 등 업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자본확충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이번 발행 과정에서 충분한 투자 수요를 확인한 만큼 추가 발행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코코본드 발행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 때문에 BIS 개선 효과는 상쇄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취급 금융거래 특성상 외화가치에 따라 BIS 변동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최근 원화값 하락으로 BIS비율이 낮아졌는데 이번 발행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