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해찬, 움직이는 ‘안희정 사람들’
이슬기 기자
입력 2016.10.03 09:25
수정 2016.10.03 09:27
입력 2016.10.03 09:25
수정 2016.10.03 09:27
복귀 자체로 결집의 원동력 작용...'충청 맹주' 안희정계 당내 '꿈틀'

더불어민주당 친문(친 문재인)계가 지난달 30일 ‘불편한 손님’을 맞이하게 됐다. 4.13 총선 당시 공천에서 탈락해 탈당했던 이해찬 의원의 복당이 결정된 것이다. 당 일각에선 6개월 만에 돌아온 ‘친노(친 노무현) 좌장’을 중심으로 충청권 대선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세(勢)가 힘을 얻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 의원 측은 “경선에선 어떠한 역할도 안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의를 열고, 이 의원을 비롯해 총선에서 이 의원을 도왔다는 이유로 제명을 당한 세종시 당원 15명의 복당을 일괄 승인했다. 이 의원은 복당이 결정된 데 대해 “당에 복귀해 민생위기, 민주주의위기, 한반도 평화의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호를 구하기 위해 분골쇄신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을 암시했다.
정가에선 향후 이 의원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지도부와 교감을 통해 얻는 방식이 아닌, 본인 스스로 역할을 구축할 거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이 의원과 문재인 전 대표가 각각 친노와 친문 그룹으로 사실상 이별 수순을 밟았고 △이 의원의 지역 기반이 충청권임을 고려할 때, 국정감사 직후 시작될 대선 경선 정국에서 안 지사 등을 비롯한 타 잠룡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김종인 지도부에 의해 공천에서 배제됐지만, 사실상 문 전 대표의 의사와 무관하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문 전 대표가 김 전 대표를 영입했고, 당시에도 당 주류그룹 수장으로서 문 전 대표의 영향력은 여전히 건재했기 때문이다. 실제 당내에서도 컷오프 결정에 대해 문 전 대표의 책임론을 언급,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상당히 벌어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내에 두루 포진된 안 전 지사 측에선 이 의원의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친노라는 범주 안에서 좌장 역할을 하는 분이기 때문에 안희정 지사에 힘을 실어준다면 일단 계파적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고, 지역적 명분도 충분하다”며 “이 의원도 공천 당시 문 전 대표가 특별히 방어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게 이번 전대에서도 표출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당내 충청지역 그룹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데 이어, 충청 맹주인 안 지사의 세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특정 후보에 힘을 실어주지 않더라도, 복귀 자체가 결집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일단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해 대전·충남·세종을 지역구로 둔 9명의 의원이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타 잠룡의 측근으로 불려온 인사도 포함됐지만, 대선이 다가올수록 ‘지역’이라는 요소를 무시할 수 없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각각 안 지사의 정무부지사와 비서실장을 역임한 조승래·김종민 의원,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안 지사의 캠프에서 총괄특보로 활약한 정재호 의원도 핵심 인물이다. 여기에 당초 손학규계로 분류됐던 수도권 초선 의원 역시 최근 안 지사 측 인사들과 접촉면을 대폭 늘리면서 합류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다만 이 의원 측은 “안 지사 본인이 ‘충청에 머물지 않겠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나. 충청이라는 이유로 묶을 사안이 아니다”라며 “안 지사뿐 아니라 지금 대선에 나오려는 김부겸 의원, 박원순 시장과도 이 의원이 모두 친분이 있는데, 한 인물 쪽으로 그리 쉽게 움직일 분이 아니다. 특정 개인을 위해 움직여준다든지 힘을 보태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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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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