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5색' 새누리 당권주자들의 연설 스타일은?
장수연 기자
입력 2016.07.25 21:12
수정 2016.07.25 21:15
입력 2016.07.25 21:12
수정 2016.07.25 21:15
'모범' 정병국·'조곤' 주호영·'소통' 이주영·'저격' 한선교·'호소' 이정현
새누리당 당권 주자들이 25일 8.9 전당대회를 15일 앞두고 최대 표밭인 중앙위원회 전국시도당연합회 월례회에 참석해 표심잡기에 나섰다. 당권 주자들은 이날 행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5인 5색의 연설 스타일을 드러냈다. ·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월례회에는 정병국·이주영·주호영·한선교·이정현·김용태 등 당권 주자 6인이 참석해 전국 중앙위원 임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구애 경쟁을 펼쳤다. 새누리당원으로 구성된 중앙위원회 전국시도당연합회는 17개 시도당 1만2000여명이 모인 조직으로, 당권 주자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표밭이다.
선수에 따라 인사말이 이어졌지만 후보가 6명인만큼 순서를 정하는 데도 묘한 긴장감이 포착됐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주자는 비박계 대표 당권주자 정병국 의원이었다. 정 의원은 사과, 비전 제시, 공약 발표를 순차적으로 내놓는 매끄러운 진행과 함께 적당한 부분에서 강약을 주는 '모범생' 스타일이었다. 그는 "최다선 의원으로 제일 먼저 나온 만큼 오늘날 우리 당이 이 지경이 되게 한 데에 더 많은 책임이 있다. 정말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운을 뗐다.
정 의원은 "좌절할 수 없다. 우리 새누리당, 보수 진영은 분열의 DNA가 없다.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면 극복할 수 있는 DNA는 있을지언정 분열의 DNA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저 정병국은 2004년 천막당사를 주도했던 한 사람으로서 제2의 천막당사를 친다는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섰다. 당대표가 된다면 몇몇 사람들의 리그가 아니라 당원이 중심이 되는 수평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도당 위원장과 최고위원이 함께 하는 연석회의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두 번째로 연단에 선 주호영 의원은 특유의 조곤조곤한 스타일로 인사말을 이어갔다. 주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세 가지 개념을 가지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며 "화해의 전당대회, 새누리당이 확실히 변화하고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당대회, 계파 대립이 없는 중립 무계파의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개념에 감히 제가 가장 가까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후보들이 나와있지만 저는 유일하게 공천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돌아왔다. 저만이 화해의 전당대회를 가장 진정성있게 외칠 수 있다. 당의 잘못된 공천으로 무소속이 됐던 사람이 바로 돌아와 당대표를 맡는 것만큼 당의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변화가 어디 있겠나"고 말했다.
수많은 지지자들을 대동한 이주영 의원의 연설 스타일은 '소통'이었다. 이 의원이 연단에 오르기 전부터 지지자들의 환호소리가 실내를 가득 메웠다. 그는 "오늘 방송 출연 때문에 늦게 도착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 얼굴에 화장기가 많이 묻어있죠?" "많은 분들이 말씀을 주셔야 하기 때문에 저는 짧게, 아주 짧게 30분만 말씀드리고 내려가겠다"는 등의 발언을 통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 의원은 "내년 대선에서 확실히 재집권하겠다라는 그런 자신감을 갖고 당대표에 출마했다. 제가 그래도 선수나 나이도 좀 많고 무게감이나 안정감도 있다. 또 세월호 사고 당시에 그 어려운 위기 난국을 잘 돌파해냈던 리더십으로 새누리당을 잘 이끌어갈 인물이 아니겠는가. 이런 부분에 대해 공감하시면 박수 한 번 보내달라"며 끊임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네 번째 연설자는 한선교 의원이었다. 한 의원의 연설 스타일은 '저격' 이었다. 한 의원 '신인왕전'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갖고 연설을 풀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신인왕전이 돼야 한다. 경륜도 연륜도 중요하지만 그 경륜과 연륜을 갖고 무엇을 했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신인의 마음으로 정말 4라운드 12분 동안 온 힘을 다해 링에서 쓰러질 정도로 뛸 각오로 나온 신인이다"며 "신인왕전을 거친 선수들이 다 세계 챔피언이 됐다. 그런 각오로 뛰겠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정현 의원은 '호소형'이었다. 이 의원은 연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큰 소리를 내가며 출마의 변을 읊었다. 그는 "호남에서 23년동안 새누리당의 이름으로 출마를 한 사람이다. 유권자가, 국민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뼛속에 새기고 있는 사람이다"며 "온몸으로 체험한 '서번트 리더십'을 선거문화, 정치문화, 당의 문화로 정착시키고 싶은 마음으로 (당대표에) 도전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의원의 인사말이 끝나자 사회자는 "목 쉴까봐 더 말씀을 못하게 하겠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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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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