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주장하더니...김정은 까놓고 "재진입기술 확보"
목용재 기자
입력 2016.03.15 16:37
수정 2016.03.15 16:53
입력 2016.03.15 16:37
수정 2016.03.15 16:53
9일 경량화 주장 이어 15일 재진입 기술 확보 주장
"대북제재 굴복 안해" 김정은의 주민 선전전 일환
북한은 핵탄두 소형·경량화에 성공했다며 핵탄두 추정체를 공개한 데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했다고 주장하면서 '핵탄두 ICBM'을 들고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먼 거리의 표적을 타격하기 위한 ICBM은 장거리를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권 밖을 나갔다가 대기권 재진입을 위해 고열·고압을 견뎌야 한다. 북한이 이같은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한 것은 '평화적 지구관측 위성'을 쏘아 올리기 위한 발사체라고 주장하던 북한이 ICBM 개발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지난 9일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핵탄두 소형·경량화에 성공했다며 핵탄두 추정체를 공개하고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15일 노동신문은 1면 '김정은 동지께서 탄도로케트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을 지도하시였다'라는 기사를 통해 "김정은동지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으며 지난 수년간 고심어린 연구사업을 해온 우리의 국방과학자, 기술자들은 자체의 힘과 기술로 로케트 제작에 쓰이는 열보호 재료들을 연구개발하고 국산화하는데 성공하였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천만년미래를 굳건히 담보할 주체의 핵보검이 나날이 날카롭게 벼리여지고 있는 시기에 국방력 강화사업에서는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또 하나의 자랑찬 첨단 성과가 이룩됐다"면서 "김정은동지께서는 탄도탄전투부 첨두의 열안전성과 열보호피복제침식정도 평가를 위한 명령을 주시고 탄도로케트 전투부첨두의 대기권재돌입환경 모의시험을 지도하셨다"고 전했다.
그동안 북한은 개발하고 있는 ICBM에 대해 "평화적 성격의 위성발사"라고 오리발을 내밀어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9일 4차 북핵실험과 북한의 ICBM 시험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추진에 대해 "우리가 하는 위성발사는 모두 불법이라고 떠드는 강도적 논리는 그야말로 미국식 이중 기준의 극치"라면서 "우리의 평화적 성격의 위성발사는 안보리 결의보다 우위에 있는 국제법에 의해 공인된 주권국가의 당당한 자주적 권리로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발뺌했다.
통신은 "인공지구위성 제작 및 발사국으로서 우리 지위는 미국이 부정한다고 하여 결코 달라지지 않으며 공화국의 우주개발사업은 누가 제재한다고 포기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ICBM 개발과 시험발사를 '인공지구위성', '우주개발사업' 등으로 포장했다.
특히 지난 9일 노동신문을 통해 소형·경량화 시킨 핵탄두 추정체를 공개한 이후인 15일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등 핵 타격수단을 확보 주장을 연이어 펼치고 있는 것은 국제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제스처'로 보인다. 핵실험과 ICBM으로 강화된 국제제재에도 불구 핵탄두 ICBM 개발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핵탄두 소형·경량화에 이은 '재진입기술 확보' 등의 연이은 메시지는 북한 주민을 향한 대내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5차 당대회를 위해 70일전투를 진행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지도자 김정은의 능력을 과시하고 어려운 국면을 타개해 나갈 수 있다고 독려하는 차원인 셈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핵무장을 통해 이같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지난 2015년 4월 찰스 퍼거슨 미국 과학자협회 회장이 비확산 전문가 그룹에 비공개로 회람한 보고서는 한국의 월성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시설에 4330개의 핵폭탄 분량인 2만6000kg의 원자로급 플루토늄이 보과돼 있다고 추정했다"면서 "또한 보고서는 ㅇ한국이 핵폭탄을 터뜨리는 기폭장치에 필요한 기술적 접근이 이미 가능한 상태이고 고성능 폭약제조 능력도 세계 수준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한국은 북한의 핵능력을 압도할만한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제사회의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제재가 두려워 독자적 핵무장을 포기하고 북한의 핵위협에 떨고 있다"면서 "국민과 동맹국 및 주변국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자주적이고 담대한 정치 지도자가 나온다면 한국의 핵무장과 한미동맹의 조화 및 남북관계의 회복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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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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