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슬픈 신부를 기리는 거대 하이힐 모양 교회

스팟뉴스팀
입력 2016.01.20 16:06
수정 2016.01.20 16:07

동쪽 해변 부다이 마을, 종교 시설 아닌 기념 사진 촬영 장소

대만에 16m가 넘는 거대 유리구두 모양의 교회가 세워졌다. 사진은 BBC 뉴스 캡쳐.

대만에 16m가 넘는 거대한 하이힐 모양의 유리 교회가 세워졌다. 한 슬픈 사연을 가진 여성을 기리기 위한 교회에,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히다.

대만 인민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신데렐라 구두를 연상시키는 이 유리구두 교회는 대만의 동쪽 해변이 보이는 부다이 마을에서 두 달에 걸쳐 지어졌다.

관광부 소속 팬 시우핑 과장에 따르면, 이 교회는 일반 종교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혼 사진 촬영과 결혼식을 위한 것이다. 팬 과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낭만적이고 행복한 꿈을 꾸는 신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두 교회는 지역의 슬픈 과거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가난했던 1960년대에 결혼을 앞둔 24세의 여성 왕 씨는 블랙풋 질환으로 두 다리를 모두 잘라내야 했다. 그녀의 결혼식은 취소됐고, 남은 평생을 이곳의 교회에서 보냈다.

이 하이힐은 그녀를 추도하기 위한 모양이다.

풍경구의 대변인 청 롱펑은 현지 언론에 “이 교회에는 여성을 상징하는 100여 개의 요소들이 있다”고 알리며 “단풍나무, 연인을 위한 의자, 쿠키와 케이크”등을 꼽았다. 그는 이것들이 여성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회는 2월 8일 구정이 시작되기 전에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국계 네티즌들의 반응은 분분하다.

한 대만 네티즌은 댓글에서 “모든 여성이 유리구두를 원하는 것이 아닌데, 이들이 여성을 일반화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중국의 웨이보 사용자는 “뜻은 알겠으나 이 끔찍한 건축을 의뢰한 것을 보니, 대만 정부가 얼마나 여성에게 무례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만하다”며 비판했다.

반면,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라오어 푸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어쨌든 일반적인 교회보다 예쁜 모습이니 마음에 든다”고 말했고, 산둥 지방의 한 네티즌은 “동화 같은 사랑을 꿈꾸는 여자들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옹호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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