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아닌 왕국’ 두산, 결국 좌완 덕에 웃었다
김평호 기자
입력 2015.10.24 18:42
수정 2015.10.24 18:46
입력 2015.10.24 18:42
수정 2015.10.24 18:46
선발 장원준 6이닝 4실점 승리투수, 이현승 3이닝 세이브
한동안 ‘좌완의 무덤’으로 불렸던 두산 베어스가 결국 좌완 투수 덕에 웃었다.
두산은 24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NC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서 6-4 승리,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양 팀 모두 타선이 폭발한 5차전이었지만 승부는 결국 투수력에서 갈렸다. 두산의 선발 투수로 나선 장원준은 이날 6이닝 동안 9피안타(1홈런) 3볼넷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초반 장원준은 불안했다. 1회말 2사 후 나성범과 테임즈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더니 결국 이호준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1회말에 이어 2회말에도 추가 실점이 이어졌다. 선두타자 손시헌에게 좌익선상을 따라 흐르는 2루타를 내준 장원준은 1사 3루에서 김태군을 짧은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실점을 막는 듯했지만 박민우에 1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추가 실점했다.
그러나 3회말부터 장원준은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이호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고, 4회말에는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그 사이 두산 타선은 5회초 타자일순하며 단숨에 5점을 뽑아 장원준에 힘을 실어줬다.
5회말 적시 2루타를 내주며 추가 1실점한 장원준은 6회말 1사 후 지석훈에게 좌월 솔로포를 내주며 6-4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선두타자 김종호를 11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아 플레이오프 첫 승을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거뒀다. 앞선 2차전에도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12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호투한 장원준은 두산이 올 시즌을 앞두고 왜 자신에게 4년간 84억원을 쏟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스스로 입증했다.
장원준 못지 않게 좌완 불펜 이현승의 호투도 이날 눈부셨다. 7회초 장원준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현승은 김태형 감독의 부름을 받아 조기 투입됐다. 자칫 NC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이현승은 NC의 클린업 트리오 나성범(뜬공)-에릭 테임즈(삼진)-이호준(뜬공)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7회를 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8회에는 2루타 1개를 맞았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막았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공 6개로 가볍게 경기를 매조지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2세이브로 시리즈 MVP에 오른 이현승도 장원준에 이어 이날의 숨은 공신이었다. 두산은 한동안 위력적인 좌완 투수가 많지 않아 고민이 컸지만 올 시즌은 든든한 선수들이 나타나면서 이제는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