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노역 할머니 "왜 미국에만 사과하나" 울분
목용재 기자
입력 2015.07.21 11:13
수정 2015.07.21 11:22
입력 2015.07.21 11:13
수정 2015.07.21 11:22
"꼭 사죄를 받아야 나도 이 세상을 뜰 수 있을 것 같다"
일본 제국주의 시절 강제노역 징용자였던 할머니가 미국 강제노역 피해자에게만 정식 사과한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의 행태에 대해 울분을 터트렸다.
미쓰비시 조선여자 근로정신대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씨는 21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한국 강제 노역자들에게 사과하지 않은 미쓰비시의 행태에 대해 “분통하고 억울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금덕 씨는 “강제 동원돼서 간 우리 사람은 제쳐놓고 미국에만 사죄하니 천불난다”면서 “우리나라 사람은 사람이 아닌가. 우리 대한민국은 어느 나라에도 다 알려졌는데 우리 한국 사람한테는 사죄 한 마디도 안 했다”고 말했다.
양 씨는 “양심이 있다고 하는 일본사람의 마음심보가 (사죄 안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가”라면서 “강제노동을 시켰으면 사죄만큼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제는) 우리 어린 소녀 학생들까지 강제동원 시켜서 고통을 줬다.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말, 14살이 되자마자 끌려갔다”면서 “교장선생이 들어와서 ‘너희들 가서 말만 잘들으면 중학교를 보내주고 돌아올 때 땅도 사고 집도 살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다’고 해서 끌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 속에 들어갈 부속을 신나로 닦고 또 닦았다"면서 "나는 완성된 비행기 몸에다가 페인트칠을 시켰는데 제일 어려운 일이었다. 비행기 몸통에다 페인트 칠하면 눈으로 페인트가 날아왔다. 지금은 (그 때문에) 눈도 잘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미쓰비시는) 반드시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사과 한번쯤은 해야 한다"면서 "꼭 사죄를 받아야 나도 이 세상을 뜰 수 있을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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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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