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온 마이클의 꿈을 묻은 땅 ´한국´
입력 2006.11.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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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첫 방문 이후 한국과 사랑에 빠져"
한국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 담은 다큐로 국제 영화제 기약까지
마이클 아놀드씨(44)가 출연한 영화 드라마는 손에 꼽을 수 조차 없다. 한국에 온지 4년여 만에 15편의 영화와 75편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맡은 배역이라곤 지나가는 여행객, 면접관, 바이어 등으로 그 비중은 크지는 않지만 한 작품 한 작품이 그에겐 큰 의미를 가져다주기에 그만큼 소중하다. 그런 마이클씨가 이번엔 메가폰을 잡기로 했다.
마이클씨는 27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배우로서의 삶은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시나리오를 쓰며 단편 영화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의 옛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며 “어렵지만 따듯하고 친절한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제 시각으로 촬영해 이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눌 것”이라며 감독으로서의 첫 행보를 밝혔다.
이미 18개월 전부터 자신의 첫 작품을 준비했다는 마이클씨에게 한국은 어떤 의미일까.
마이클씨는 지난 94년 배낭여행 도중 한국에서 영어강사로 활동하고 있던 친척을 만나기 위해 잠시 방문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 후에도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에 대해 깊은 애정을 느꼈다고.
이에 대해 그는 “한국은 색다르면서 도전적이지만 마음이 편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설명하라면 막연해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지만 나는 한국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고, 그런 한국과 사랑에 빠졌다”고 답변했다.
전 세계 22개국을 돌아볼 만큼 여행광인 마이클씨는 2002년 이후 한국을 오래 떠나 본적이 없을 만큼 한국 사랑이 대단하다.
마이클씨는 한국에 대해 “90년 초반부터 한국을 오가며 나쁜 시기(IMF)와 좋은 시기(2002월드컵), 변화와 발전을 지켜봤다”면서 “한국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자랑스럽게 느끼고 있다. 한국을 진정한 집처럼 느낀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캐나다에서부터 아역배우로 활동하며 연기력을 다져온 그가 낯선 땅 한국에서의 연기자로 활동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텐데 그는 “처음에는 두렵기도 했지만 어디서나 연기자가 겪는 어려움은 같다”며 한국서 겪는 어려움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그는 “제 역할이 99% 외국인 역할인데다 조그마한 역할들이지만 제 일은 연기”라며 “외국인 연기자라 한국 연기자와 많이 다를 게 없다”면서 “연기를 준비하는 과정처럼 도적적이고 보람스러운 게 없다. 어떨 땐 표현하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영화 마니아들과 배우들은 연기를 할 때 느끼는 그 기분을 안다”고 밝혔다.
한국은 자신의 집이자 꿈을 묻은 땅이기도 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마이클씨는 올 한해 동안 단편영화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촬영도 마쳤다. 또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도 한창 진행 중이며 내년 1월부터 들어가는 단편영화의 시나리오까지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제 자신이 바라보는 한국을 들고 국제 영화제를 기약하고 있다고 포부까지 밝히고 있다.
그가 이제 “한국과 이곳 사람들에 대한 작품들을 계속 만들고, 더 많은 연기기회와 더 큰 역할,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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