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카타르 국왕과 회담...월드컵 인프라 참여 요청 등

최용민 기자
입력 2015.03.08 23:55
수정 2015.03.09 00:13

양국 비즈니스 포럼서 "한·카타르 투자협력 무한가능성 활용해야"

박근혜 대통령과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이 8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에미리 디완 궁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을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카타르를 방문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고 실질협력 증진방안과 국제무대 협력, 한반도 및 중동 정세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과 타밈 국왕 간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타밈 국왕이 양국 수교 40주년을 맞아 한국을 국빈 방문해 박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이후 4개월 만이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4개월 만에 도하에서 다시 뵙게 돼 더욱 반갑다"며 "한국과 카타르 간에 협력을 할 분야가 상당히 많은 데 국왕이 이렇게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어 앞으로 잘될 것이라는 그런 고무적, 희망적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과 타밈 국왕은 정상회담에서 기존 에너지·건설 뿐 아니라 투자, 보건·의료, 항공·금융서비스 등 양국 간 실질 협력관계를 증진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2002년 월드컵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험을 가진 우리기업들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인프라 구축사업에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담수화 시설 건설 등 다양한 플랜트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에 타밈 국왕은 "한국 기업들은 성실성과 기술력 등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으며,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환영한다"면서 카타르 월드컵과 관련해 "한국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카타르측에서도 이를 위해 배려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이어 지난해 11월 타밈 국왕의 방한 때 박 대통령이 제기한 동북아 오일 허브사업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와 관련, 타밈 국왕은 "동북아 오일 허브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면서 "현재 카타르의 관계기관에서 전략적, 기술적, 상업적 측면 등을 세심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주요 에너지 수입원으로서의 동북아 지역의 중요성을 감안, 동 오일허브 사업에 대한 카타르측의 관심을 의미있게 생각한다"면서 "추가적인 협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또 세계 9위 규모인 카타르 국부펀드의 국내투자 유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카타르 국부펀드(카타르투자청·QIA)의 총 자본금은 2560억 달러(약 281조2416억 원)로 로열더치셀, 디즈니, 바클레이즈, 폭스바겐, 중국중신집단(CITIC) 등 에너지, 금융, 자동차, 미디어 등 글로벌 기업들에 투자되고 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양국 간 원자력 기술 협력 또한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두 정상 임석 하에 우리 미래부와 카타르측 에너지산업부는 '원자력 인력양성 및 연구개발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연구용 원자로 건설, 인력양성 등 원자력 분야에서 포괄적·실질적 협력을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양국은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Δ산업기술협력 의향서(LOI) Δ과학기술연구개발 협력 LOI Δ과학기술단지 운영협력 LOI Δ걸프지역 산업다각화 협력 LOI Δ무역투자 협력 MOU Δ금융지원 MOU 등을 체결했다.

양국 정상은 또 지난 1월부터 협의 중인 카타르 국비환자 송출 및 카타르 의료진의 한국내 연수를 추진하는 등 보건의료분야 협력도 본격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울러 두 정상은 양국 간 우호관계 강화를 위해 외교인력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두 정상의 임석 하에 우리 국립외교원과 카타르 외교부 외교연수원간 외교관 훈련에 관한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이번 카타르와의 양해각서 체결은 걸프지역에서 지난 2011년 5월 체결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연구소에 이어 두 번째다.

이어 박 대통령은 카타르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투자협력,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인프라 건설 협력, IT 및 보건·의료 협력 등 양국간 경제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3가지 분야를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투자협력과 관련해 "양국간 투자협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활용해야 한다"며 "앞으로 카타르의 자본이 한국의 기술력과 만난다면 양국 경제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타르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양국 기업인들이 협력해야 한다"며 "개최에 필요한 행사관리 시스템에서부터 건설·인프라와 편의시설에 이르기까지 월드컵을 성대하게 치러낸 경험이 있는 한국이 카타르 월드컵의 든든한 친구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IT, 보건의료 등의 협력 확대에 대해 "카타르 정부의 '국가비전 2030'은 IT, 의료, 교육, 예술 등 소프트파워가 강한 국가를 미래상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한국은 우수한 인력과 R&D 투자를 바탕으로 IT, 보건의료, 신재생, 스마트그리드 등 신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키워왔다. 이처럼 양국이 협력의 장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카타르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날 포럼에는 한국 측에서 순방 경제사절단 등 100여명, 카타르 측에서 정부인사 및 기업인 80여명 등 총 18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에 앞서 코트라 주관으로 양국 기업 간 '1대1 비즈니스 상담회'가 열려 한국 기업 23개사와 카타르 기업 42개사가 총 96건의 상담을 진행했으며, 상담회 후 총 8건, 6천400만달러 규모의 수출상담 및 프로젝트 협의가 이뤄져 추후 실질적인 성과 창출이 전망된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특히 상담회에서는 건강검진센터 개소 양해각서(MOU)와 카타르 병원 개소 협력 계약, 코트라-카타르개발은행(QDB) 간 걸프협력회의(GCC) 및 카타르 진출 기반구축·지원 MOU, 코트라-걸프산업화자문기구(GOIC) 간 카타르 진출 기반구축·지원 MOU, 우리은행 카타르 진출협력 MOU 등 양국 기업 및 공공기관 사이의 MOU가 다수 체결됐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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