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 남편 측, 북 주장 그대로 "국민통일방송은 전쟁 초래"

목용재 기자
입력 2015.01.04 08:20
수정 2015.01.04 08:28

민권연대, 민간 북한전문미디어 '국민통일방송' 설립 반대 시위…"방송, 대북심리전 전면화"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회원들이 3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국민통일방송' 설립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민권연대 페이스북 페이지 화면 캡처.

윤기진 씨가 공동의장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가 ‘전쟁위기’를 운운하며 국민통일방송 설립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윤 씨는 ‘종북콘서트’라고 지적을 받고 있는 ‘통일토크콘서트’를 진행했던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의 남편이다.

‘국민통일방송’은 민간 대북방송인 자유조선방송, 열린북한방송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통합돼 내년 초 개국을 목표로 설립을 추진 중이다.

국민통일방송 발기인 대회가 지난달 말 진행된 이후 12월 초부터 북한 매체의 강도 높은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권연대도 ‘북한식 논리’를 앞세워 국민통일방송 설립 반대 운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민권연대 측은 31일 통일부 앞에서 “국민통일방송 설립은 대북심리전의 전면화로 한반도를 전쟁위기로 내모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면서 “북한은 지난 8일 ‘반공화국 보수단체들을 내세워 벌리는 국민통일방송은 대북심리전을 더욱 확대하려는 책동의 일환으로서 우리에 대한 또 하나의 용납 못할 도발’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고 북한 측 입장을 그대로 전했다.

지난 29일에도 민권연대 회원으로 추정되는 인물 2인이 국민통일방송 사무실 앞에서 ‘국민통일방송 설립은 제2의 대북전단살포!’, ‘전쟁을 부르는 국민통일방송 설립을 당장 중단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에 앞서 북한 매체들도 12월 들어 ‘전면전쟁’ ‘무력충돌’ 등 위협적인 단어를 운운하며 ‘국민통일방송’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1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국민통일방송’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고 선전포고가 아닐 수 없다”면서 “국민통일방송 조작놀음은 쌍방 간 무력충돌과 전면전쟁을 불러올 수 있는 발화점이 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괴뢰패당이 끝내 반공화국심리모략단체를 조작하여 대결전파를 날릴 경우 그 후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면서 “괴뢰패당은 우리군대와 인민의 의지를 똑바로 알고 국민통일방송 조작놀음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당의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10일 “국민통일방송, 반공화국대결과 모략의 소굴들을 흔적도 없이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협박’을 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국민통일방송’을 지난 7일부터 거론하면서 나흘간 맹비난을 쏟아 부었다.

이렇게 북한 매체에서 국민통일방송 설립움직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자 민권연대가 북한의 주장을 무분별하게 이어 받아 나팔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민권연대의 국민통일방송 설립 반대 시위에 대해 국민통일방송 측은 이광백 대표와 윤기진 공동의장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 상황이다.

31일 최옥화 국민통일방송 홍보팀장은 “민권연대는 방송 설립이 전쟁을 부른다며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이에 국민통일방송은 북한주민의 행복과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한 길을 주제로 민권연대에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최 팀장은 “공개토론의 일시와 장소는 언제 어디든 상관없으며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답변이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국민통일방송 측에서는 이광백 대표가 직접 토론에 나설 것이다. 민권연대에서도 단체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도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오후 4시쯤 사무실 앞에서 ‘전쟁을 부추기는 국민통일방송 중단하라’는 내용의 피켓 시위를 몇몇 사람이 벌였다”면서 “사무실 앞에서 시위하실 계획이라면 사무실에 직접 들어와서 저를 만나달라. 국민통일방송으로 전쟁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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