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리더십' 문재인 '인간미' 강조한 '영화정치'
김지영 기자
입력 2014.12.31 14:23
수정 2014.12.31 14:28
입력 2014.12.31 14:23
수정 2014.12.31 14:28
2014년 마지막 날 '국제시장' 관람
여야의 유력 대권주자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14년 마지막 날인 31일 나란히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했다. 국제시장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우리 시대 아버지 ‘덕수(황정민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사무처 종무식을 겸해 당직자 전원과 함께 영등포의 한 극장을 찾았다. 특히 국제시장에는 김 대표의 아들인 배우 고윤 씨가 단역으로 출연했다. 김 대표는 영화의 배경인 부산 국제시장이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인 영도와도 가까워 영화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도 이날 당 실버위원회 소속 어르신들과 함께 국제시장을 관람했다. 이에 대해 문 의원 측은 “문 의원의 가족사와 영화 속 이야기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문 의원의 선친은 거제를 거쳐 부산에 정착해 양말장사 등 온갖 궂은 일을 해가며 생활해오다 문 후보가 20대일 때 작고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영화 속 시대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문 의원은 아버지의 삶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영화는 지난 29일 핵심 국정과제 점검 회의에서 나온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영화의 제목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최근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에도 보니까 부부싸움 하다가도 애국가가 들리니까 국기배례를 하고”라며 국제시장의 장면을 인용했다.
앞서서도 두 대권주자는 서로 다른 의미를 둔 ‘영화정치’를 선보였다. 영화 선택에 있어서 김 대표는 당대표와 차기 대권주자로서 리더십을, 문 의원은 친서민 이미지와 인간미를 강조했다.
먼저 김 대표는 지난 8월 13일 대학생, 당 출입기자 등 150여명과 함께 ‘명량’을 관람했다. 관람 후 김 대표는 “우리 민족의 성웅인 이순신 장군의 승전장면이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크게 감동시킨 좋은 영화”라며 “결국은 역사에 이기는 사람이 지도자이고, 지도자는 이겨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명량은 박 대통령이 먼저 관람했던 영화였다. 당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위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대승을 일궈낸 이순신 장군처럼 우리 국민도 당면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용기를 갖길 바란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반면, 문 의원은 11월 11일 대형마트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를 다룬 ‘카트’, 지난 24일 이별을 앞둔 노부부의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각각 관람했다. 또 올해 초에는 부림사건 피해자들과 함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 시절을 소재로 한 ‘변호인’을 관람하기도 했었다.
이들 영화를 통해 문 의원은 정의감, 인간미로 대표되는 ‘인간 노무현’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효과를 봤다.
문 의원은 카트를 관람한 뒤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봤다. 이 자리에 선 것도 부끄러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또 “파업이라는 것이 유별난 사람들, 소위 색이 빨간 사람들의 특별한 행동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삶 속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비정규직 문제가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종무식을 겸한 영화 관람 외에 별도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문 의원은 오후 충북도청을 찾아 이시종 충북지사를 면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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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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