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 투척 고교생이 '분단이 낳은 괴물'이라는 궤변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14.12.22 10:50
수정 2014.12.22 10:55

<기고>사건의 원인 보지 않고 '배후' 운운 호도

‘종북 토크 콘서트’논란으로 경찰에 고발된 재미동포 신은미씨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두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얼마 전 전북 익산의 한 성당에서는 우리가 전혀 예기치 못하던 사안이 발생하여 내외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요즘 한창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황선, 신은미 토크콘서트장’에서 한 고교생에 의한 인화물 투척사건 발생이 그것이다.

연말에 접어들면서 국가보안법 피의자로 입건상태에 있는 황선 씨의 종북이나 친북 행태도 문제지만, 더욱 더 큰 문제는 재미동포인 신은미 씨의 북한체제 미화(美化) 발언이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사안이기 때문이었다.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콘서트를 주관한 황선 씨는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으로서 방북 시 지난 2005년 10월 10일 10시에 평양산원에서 재왕절개로 출산을 하여 내외의 큰 주목을 받았으며, 이날은 조선노동당 창건 60년이 되는 날이고, 그의 남편은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범청학련’ 의장으로 현재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중에 있다.

남북이 분단상태에 처해 있는 현 시점에서 볼 때 객관적이고 상식적인 차원을 넘어 일방적으로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체제’를 미화, 찬양함으로써 많은 국민들은 그녀의 돌출행동(?)에 식상함의 차원을 넘어 어쩌면 그렇게도 “단편적이고 경도된 시각으로 북한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점에 일면으로는 연민의 정까지도 가지고 있다.

또한 신은미 씨는 지금은 비록 미국의 시민권을 획득하였지만, 한국에서 초중등교육을 마친 재미동포로서, 북한을 겨우 5~6번 다녀온 편면적 시각을 가지고 “북한 사회의 일부를 전체시화 할 수 있을까”하는 점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인물이다.

더욱이 기자회견을 자청한 황 씨는 인화물질을 투하한 이 고교생 사건에 대해 그 이유와 원인을 곰곰이 분석하고 평가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이 사건이 “분단으로 인한 비극이고 테러용의자 고교생도 분단이 낳은 괴물”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참으로 주객이 전도된 궤변이 아닐 수 없다.

미력이나마 평생동안 나름대로 ‘청소년교육’에 매진해 왔던 필자로서는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고등학생이 “얼마나 답답하고, 이해하기가 여려웠으면” 이들 두 여성이 하는 토크콘서트장에 들어가 흥분했으면, 이런 행위를 저질렀을까 하는, 어른들도 하지 못하는 정의로운 행동을 하였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누구든지 법을 어기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공공이 모인 장소에서 인화물질을 투척한 그 고등학생은 응당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황 씨는 앞서에 언급한 기자회견 석상에서 그 고교생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고 있다. 그 진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어느 누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청소년의 범죄에 대해 처벌을 원하겠는가?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문제는,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가 하는 점을 짚어봐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헌법 제4조에서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통일교육지원법에서는 ‘통일교육’이란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신념과 민족공동체의식 및 건전한 안보관을 바탕으로 통일을 이룩하는 데 필요한 가치관과 태도를 기르도록 하기 위한 교육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통일교육의 기본원칙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종북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번 ‘토크콘서트’도 법의 테두리내에서 법을 준수하면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하여 진행되었다면 일파만파의 종북논란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이런 사태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황 씨는 기자회견에서 "학생들까지도 가상(假想)의 적대감 속에서 사제폭탄을 들고, 평화콘서트 장소에 들어오게 된 상황에 대해 몹시 유감스럽고, 범죄의 배후가 있을 것이다"라면서, 폭발물을 터트린 고교생의 “있지도 않은” 배후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근거도 대지 못하고 있으며, 막연한 추론(推論)으로 그 원인을 뒤집어씌우고, 이를 계기로 또 '종북 논란'에 대해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듯” 발언을 하면서 그 원인 중의 하나로 한 언론을 탓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탈북여성들은 ‘종북논란’ 기자회견을 통해 "당신들은 가족과 함께 당신들의 진정한 조국이라 여기는, 북으로 당장 떠나라. 가서 당신들이 말하는 위대한 수령님의 품에 안겨라"면서 끝장 토론을 하자고 하였으나 아직까지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통일의식이나 국가관이 부족한 현실에서 올바른 통일관이나 국가관을 심어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필자로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악용해서는 안 될 것이며, 왜 법이 존재하는지 법에 의해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자 한다.

글/정경석 남북청소년교류연맹 총재·통일교육협의회 공동의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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