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액션 연기 원맨쇼 '빅매치'

부수정 기자
입력 2014.11.25 18:27
수정 2014.11.25 18:30

신하균·이성민·라미란 호연 눈길

사생결단'·'고고70' 최호 감독 연출

배우 이정재가 주연을 맡은 '빅매치'가 오는 27일 개봉한다. 이정재는 액션 연기의 진수를 선보인다. ⓒ NEW

잘생긴 얼굴, 다부진 체격, 송곳 같은 펀치. 최익호(이정재)는 대한민국 최고의 격투기 스타다. 전직 축구선수를 스타로 키운 8할은 하나뿐인 형 최영호(이성민)다. 어릴 적부터 부모의 역할을 대신한 영호는 익호에게 목숨과도 같은 존재. 끈끈한 형제애로 뭉친 두 사람은 두려울 게 없다.

그런 익호와 영호 앞에 천재 악당 에이스(신하균)가 나타나고, 영호는 에이스의 계략에 빠져 납치된다. 익호는 어떻게든 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루아침에 살인누명까지 쓴다. 형의 애타는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리자 동생의 마음은 급해진다. 익호는 자신의 인생을 건 '빅매치'를 시작한다.

'빅매치'에는 '초특급 오락액션'이라는 광고 문구에 걸맞게 액션 장면이 가득하다. 숨돌릴 틈 없이 싸우고 뛰는 장면이 많다. 극 중 익호는 민첩하고 빠르다. 수십 명의 경찰과 조직폭력배도 그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주먹 '한 방'이면 다들 나가떨어진다. 익호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고, 맞아도 주저앉지 않는다. 이쯤 되면 인간이 아니라 '슈퍼맨'이다.

배우 이정재가 익호를 연기했다. 청춘스타였던 그도 어느덧 마흔을 넘긴 중년 남성이 됐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근육질 몸매와 뛰고, 달리는 활발한 움직임에선 20대 초반 때 모습이 보였다. 배우들이 "이정재 씨가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을 만큼 이정재의 분량이 대부분이다. 온몸이 멍투성이 상태에서 맞고 또 맞고, 놔 뒹굴기까지 한다.

이정재는 20년이 넘는 연기 내공으로 캐릭터를 무난하게 표현했다. 이정재를 좋아하는 여성 팬들이라면 무조건 봐야 할 정도로 이정재의 매력이 총집합된 캐릭터다. 그가 거침없이 질주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나도 같이 뛰고 싶고, 어떨 땐 안쓰럽게 느껴진다.

배우 이정재가 주연을 맡은 '빅매치'가 오는 27일 개봉한다. 이정재 신하균 이성민 권보아 등이 출연한다. ⓒ NEW

이정재와 상대하는 신하균의 악역 연기도 압권. 신하균이 맡은 에이스는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도심을 거대한 게임판으로 만든다. 신하균은 악역에 빙의된 듯 악랄한 연기를 제대로 선보였다. MBC 수목드라마 '미스터백' 속 멋진 남성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신하균과 이정재는 영화 촬영 기간 5개월 동안 3~4일 정도만 직접 만났다고 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액션 연기 호흡은 놀라웠다. 극 후반부에 대결하는 모습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듯 자연스러웠다.

이정재의 형 영호 역의 이성민도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다져온 탄탄한 연기력은 여지없이 빛났다. 가수 겸 연기자 권보아의 연기도 무난했다. 보아는 전직 복서 김수경 역을 맡아 익호의 주변을 맴돈다. 작은 체구 때문에 연약해 보이지만 남자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당당하다.

아쉬운 점은 이정재와의 '케미스트리'(배우와의 어울림)다. 우선 키 차이가 너무 나고, 같이 서 있으면 조카와 삼촌 같은 분위기다. '김수경 역에 굳이 보아를 캐스팅해야만 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김의성 라미란 배성우 손호준 등도 출연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전체적으로 좋았지만 작품의 만듦새는 부족한 듯하다.

액션에만 주목하다 보니 이야기가 탄탄하지 않고, 많은 인물 때문에 전개도 산만하다. 이정재 홀로 고군분투했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 관객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 '한 방'이 부족한 것도 아쉽다. 극 후반부의 '급 러브라인'도 생뚱맞다. 연출은 '사생결단'(2006)과 '고고70'(2008)의 최호 감독이 맡았다.

11월 26일 개봉.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12분.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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