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뿐 아니라 국어 교과서도 편향성 심각"

하윤아 기자
입력 2014.10.27 11:29
수정 2014.10.27 11:34

자유경제원 '중·고교 시험문제가 이상하다' 편향성 지적 토론회

홍수연 "문학 작품 통한 사상 주입, 교육 현장서 이뤄지고 있어"

지난 9월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교사 선언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맞은편에서 한국사 국정화추진 시민사회단체협의회 회원들이 전교조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자료 사진) ⓒ연합뉴스

영화 ‘웰컴투 동막골’ 시나리오 → “통일의 무조건적인 수용을 일방적으로 주입”
김광섭의 시 ‘성북동 비둘기’ → “산업화와 도시화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각인”

홍수연 한국자유연합 사무총장은 27일 자유경제원이 주최하는 ‘중·고교 시험문제가 이상하다: 시험문항, 어떻게 편향되어 있나’ 토론회에서 역사 교과서는 물론 국어 교과서도 편향성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홍 사무총장은 이날 ‘국어 교육에서 국가 정체성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문학 작품과 시험문제: 비상 교육(웰컴 투 동막골)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중등교육과정에서는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과 근본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많은 주제를 교육과정에 배치하거나 시험문제를 통해 특정 상징을 외우도록 하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학 작품에 대한 해석은 교육자의 주관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일부 교사가 좌편향된 사상으로 가르친다면 학생들에게 좌편향 사상이 빠르게 전파되고 확산되기 쉽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정 출판서 교과서에 실린 영화 ‘웰컴투 동막골’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학교 기출 문제와 모범 정답의 예시를 언급하며, 일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민족 통일의 무조건적 수용’과 ‘반미 사상’ 등을 일방적으로 주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환상적 감상주의의 민족 개념을 불어넣고 있을 뿐, 지난 60년간 어떤 역사를 통해 오늘에 이르렀는지 정확하게 이해시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홍 사무총장은 “해당 문학 작품 관련 학교 교육은 남북문제에 관해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이 추상적이며 환상적인 ‘민족 동질’만을 외치고 있다”며 “학생들이 이 같은 내용이 강조된 문제를 수시로 풀며 외우다시피하는 실정은 세뇌와 다름없이 청소년들에게 정형으로 각인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에서 북한과 남한이 다르다는 것을 먼저 인지시키고 북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홍 사무총장은 김광섭의 시 ‘성북동 비둘기’와 관련 기출 문제 역시 학생들에게 산업화와 도시화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강하게 주입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아이들에게는 산업화의 반대가 민주화라는 이상한 가치 이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산업화는 부정적이고 수구적이며 부조리한 것을 받아들이고 민간 기업에 대한 극한의 부정적 이미지가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일부 좌편향 교사나 아무 개념 없이 해설서에 의존해 수업을 하는 교사들에 의해 청소년들에게 ‘산업화가 잘못됐다’는 이미지가 각인될 수 있어 학생들이 특정 방향으로 세뇌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그는 새로 개편된 교과서에 수록된 희곡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 사건’ 줄거리를 거론,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는 것은 어른이라면 웃으며 그 상징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지만 다분히 폭력적인 상징이 아닐 수 없다. 중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과연 알맞은 작품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홍 사무총장은 “중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린 작품의 적합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와 문학작품 해석에 대한 기본적 지침이 교육 당국으로부터 있어야 한다”며 “국어 교과서와 역사 교과서는 출판사 검정 교과서가 아닌 국정 교과서로 발행돼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하여 미래 세대를 준비하는 것이 현 기성세대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며 “교육계에서 우리의 가치 기준을 견고히 확립하고 동시에 어떻게 교육 시킬 것인가에 대한 많은 연구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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